그린벨트 내 기획부동산 지분쪼개기 행위에 현장 조사
모아타운 대상지와 인근 도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나선 가운데 기획부동산의 '지분 쪼개기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그린벨트 내 토지 거래가 증가하고 기획부동산의 지분 쪼개기 행위 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분 쪼개기는 기획부동산 업체가 토지를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수십~수백 명에게 건당 1000만~5000만원을 받고 나눠 판매하는 방식이다.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솔깃해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시는 그린벨트 일대에서 무분별한 투기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를 최대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치구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반을 구성해 그린벨트를 포함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허가 받은 토지의 이용실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시는 지난달 8일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따라 강남구 서초구 일대(21.29㎢)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송파구 일대(2.64㎢)를 포함해 서울 전체 그린벨트 149.09㎢에 대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하려면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는 이용 목적 별로 2~5년의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허가 받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시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를 이용하지 않거나, 허가 당시 이용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거나, 무단 전용하는지 등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모아타운' 대상지에서도 기획부동산의 지분 쪼개기 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시는 모아타운 대상지 89곳과 인근지역 도로 등 총 11.11㎢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구역에서는 지목이 '도로'인 토지 거래가 5년 간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모아타운 대상지 내 사도(개인 소유 도로나 골목)를 기획부동산이 매수한 뒤 다수인에게 지분 거래로 일괄 매각하는 이른바 '지분 쪼개기' 투기 행위가 발견되면서 추진됐다.
시는 사도 투기가 확인되면 해당 필지는 사업구역에서 배제하고 갭 투기 등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고발 등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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