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백영미 김경택 한재현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8개 의료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석 연휴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불발됐다.

의협 등 8개 의료단체는 13일 오후 긴급 연석회의 직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8개 의료단체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등을 되풀이하면서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으면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사직 전공의 수사 중단 등도 거듭 요구했다.

추석 연휴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주장해온 국민의힘은 의료단체를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면서 추석 연휴 기간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며, 여야의정 협의체가 그 통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 수사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변화를 촉구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저희가 강하게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 논의를 포함해 의제 제한이 없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인지 묻자 "제가 수석대변인이고 당 대표의 얘기는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추석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렵냐'는 질문에 "오늘 입장이 나왔으면 내일부터 바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데 현재로선 쉽지 않은 것 아닌가 싶기는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당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주기를 요청하는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 모집은 지나갔지만 정시 모집을 조정하는 식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조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야당의 주장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야당이 공개적으로 분명히 한번 질문해보라고 하라. 과연 그게 소화가능한지"라고 일축했다.

이어 "수시와 정시가 정원에 연계가 돼 있고, 학부모가 전부 내년도 입시를 위해서 많은 의사결정 준비를 하는데 그 문제가 가능한 타이밍인가"라며 "일반 국민도 다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정부 사과, 장차관 경질 등 하나라도 의료계 참여 독려를 위해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를 자꾸 하기보다는 함께 모여서 좋은 방안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정부가 한동훈 대표의 의견을 거부하고 있어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다는 평가'에 대해 "저는 어제 (당정협의회에) 있었지만 본질에 대해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방법론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견해 일치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일정 부분 간격이 있게 되면, 저희들이 당정 협의하는 것은 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간격을 메워나가는 과정이니까 제가 원내대표로서 잘 간격을 메워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정부는 반드시 의정갈등 해소의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이 마지막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열쇠는 정부 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가 훨씬 더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사태 해결의 의지를 밝히고,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화의 전제조건을 두고 씨름할 시간이 없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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