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메이트 XT'…10.2인치 화면에 폈을 때 3.6㎜ 두께
377만원~453만원 초고가 프리미엄폰…사전 구매에 이미 379만명 몰려
지난해부터 中 시장서 밀리는 애플…화웨이, 애플 정면 겨냥해 흐름 탈까
1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신제품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최초의 트리폴드폰인 '메이트 XT'를 공개했다.
◆화웨이 메이트 XT, 태블릿PC급 10.2인치 화면…두께는 일반 폴더블폰 수준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 XT는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만큼 기기를 완전히 폈을 때 태블릿 PC 수준인 10.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태블릿 PC인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11인치, 13인치 화면을 채택하고 있다.
화웨이는 화면을 여러번 접는 만큼 가장 우려가 큰 기기 두께의 경우에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메이트 XT는 기기를 완전히 펼쳤을 때 두께가 3.6㎜ 수준이다.
화웨이가 접었을 때 두께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3.6㎜를 3겹으로 쌓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접었을 때 두께는 약 11~13㎜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번만 접는 일반 폴더블폰의 두께가 10~1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얇은 셈이다.
기기 두께와 관련해 화웨이는 1.9㎜ 수준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실리콘 양극 소재 배터리의 공이 컸다고 설명했다. 메이트 XT에는 3개의 서로 다른 본체 부분의 3개의 배터리가 독립적으로 배치돼 5600mA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디자인의 경우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빨간색+금색과 검정색+금색이 조합된 2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출고가는 256GB 1만9999위안(약 377만원), 512GB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 2만3999위안(약 453만원)이다.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인 만큼 어지간한 스마트폰의 2~3배에 달하는 가격이 책정됐음에도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사전 판매에는 이미 약 378만7000명이 몰린 상태다. 메이트 XT 사전 판매가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사전 예약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무기로 등장한 아이폰16…늦어지는 기능·지역 업데이트는 발목
이번 화웨이의 트리폴드폰 신작은 최초 공개일(9월10일)과 정식 출시일(9월20일)이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와 겹친다. 이에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직접적으로 애플을 겨냥해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6의 핵심으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내세웠다면 화웨이는 새로운 폼팩터를 무기로 꺼내들었다는 진단이다.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자동 글쓰기, 이모티콘 생성, 통화 녹음·요약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기기 전반에서 쓸 수 있는 '글쓰기 도구'는 글을 자동으로 재작성·교정·요약해 준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에게 메일을 보낼 때 주요 내용을 아이폰에 입력하면 알아서 적합한 어투로 바꿔주는 식이다.
이외에도 애플 인텔리전스는 젠모지(생성형 AI 이모지) 생성, 이미지 플레이 그라운드, 통화 녹음 및 요약, 앱 알림 요약, 음성 비서 시리(Siri) 기능 업그레이드 등의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다만 아이폰16의 약점은 제품이 공식 출시된 이후에도 최소 수개월에 걸쳐 지원 기능 및 언어 등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내달 미국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베타 버전이 출시된 이후 12월 호주·캐나다·뉴질랜드·남아프리카 공화국·영국의 현지 표준 영어로 지원이 확대되고, 내년에서야 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스페인어 등이 지원될 예정이다. 한국어의 경우에는 빨라야 2026년에야 지원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화웨이 메이트 XT의 글로벌 출시 일정 등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단 안방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을 더 밀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화웨이는 메이트 60 프로, 퓨라 70 등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당초 화웨이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을 빚고 구글 서비스 이용에도 제약이 걸리면서 수년 간 침체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자체 제작 반도체로 5G 폰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을 타고 부활에 성공했다. 화웨이 뿐만 아니라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자국 업체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970만대를 기록하면서 중국 내 상위 5위 스마트폰 브랜드를 처음으로 중국 업체가 모두 쓸어가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 내에서 애플이 밀려나고 자국 업체가 떠오르면서 화웨이도 이같은 '흐름'을 타기 위해 애플과 같은 날 신제품 공개·출시를 진행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례적인 최신 제품 할인까지 진행하는 등 여전히 중국 시장을 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의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이 또다른 변곡점이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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