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계다" 곳곳 비명…추석 낀 9월, 기로에 선 의료공백

기사등록 2024/09/01 10:30:00 최종수정 2024/09/01 10:46:52

반년 넘은 6개월…응급실 진료 제한 발생

환자 몰리는 추석 기간 앞두고 우려 커져

'비상응급대응주간' 지정해 대응 나선 정부

경증환자 본인부담분 인상도 9월부터 될 듯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08.2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로 병원 현장에서 '과부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응급실 이용이 늘어나는 명절까지 다가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응급실 진료 제한은 일부에 불과하다면서도 비상 상황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이탈한 뒤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이지만 장기간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의료현장에선 남은 인력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엔 응급실의 사례가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아주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3명이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됐으며 추가적으로 응급실 전문의 4명도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방과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응급실이 단축 운영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인데, 환자들이 응급실 이용이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는 문제도 여전하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구급대 재이송 현황'을 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10일까지 119 구급차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4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경우는 17번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료진들의 피로가 계속 누적되는 데다 추석까지 겹치면서 9월 병원현장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상 추석기간엔 동네 병원이 쉬면서 환자들이 응급실로 몰리기 때문이다.

9월부터 하반기 전공의 수련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수련 모집에 지원한 이들은 125명 정도로 소수에 불과해 이들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28. dahora83@newsis.com

정부는 현재 의료 상황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완화세에 들어섰으며 총파업이 예상됐던 보건의료노조 사업장 대부분에서 노사 교섭이 타결된 것은 다행스런 지점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의료기관 수나 응급실 병상수, 또 현장 의료진의 헌신을 감안했을 때 응급의료 유지는 가능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는 곳곳의 병원에서 부하가 걸리고 있는 점은 인정하고,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특별대책으로 9월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으로 지정해 대처하기로 했다.

추석 응급 주간 동안엔 KTAS 1~2에 해당하는 중증응급환자만 진료하는 중증 전담 응급실을 29개 권역별로 최소 1개소 이상 한시 운영한다. 중증 환자 진료 집중을 위해 여기선 중등증 이하 환자를 진료하지 않더라도 진료 거부가 아닌 것으로 보겠다는 방침이다. 추석 명절 연휴 4000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도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9월부터 비상진료 상황에서 병원의 기여율을 평가해 차등적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방에서 중증환자 이송을 요청했을 때, 다른 병원에서 중증환자 전원을 요청했을 때 얼마나 많이 수용하는지 등을 따져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증, 비응급환자의 분산을 위해 이들이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방문했을 때 본인부담률을 90%로 인상하는 방안도 9월 중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희귀 질환 환자를 중심으로 볼 수 있게끔 일반 병상을 줄이고 중증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는 등의 방안이 담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도 9월 중 시작된다.

조 장관은 28일 브리핑에서 특별대책에 대해 "추석 연휴기간 동안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정밀 모니터링을 해서 이른바 의료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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