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광명과 인연…봉사활동 시작 시발점
2021년 광명시민 대상…"시의원이 되자" 결심
KOREA 태권도 유네스코추진단, 자문위원 활동
[광명=뉴시스] 문영호 기자 = '자원봉사 1만3353시간.’
2020년 자원봉사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2021년 제33회 광명시민대상 수상.
광명시의회 국민의힘 이재한 의원의 수상경력이다.
이 의원은 광명시민대상 수상을 계기로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 이듬해인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명시 나 선거구(광명4·5·6·7동, 철산4동)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초선임에도 광명시의회 전반기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 출신인 이의원은 1998년 광명6동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부터 광명시와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에 입문, '태권도장 관장'이라는 어릴 적 꿈을 광명에서 이뤘다. 현재 태권도 공인 7단이다.
"제가 배출한 유단자 제자들만 4000명이 넘어요." 이재한 의원의 말이다.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 시기다. 자율방범대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 자원봉사위원 활동이 이 의원의 첫 자원봉사 경험이다. 이후 범죄예방과 구호활동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태권도장 관원들과도 연탄배달 등 틈나는 대로 봉사활동을 했다. 26년간 누적 봉사활동 횟수 4175회, 1만3353 시간이다.
이재한 의원의 자원봉사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12년 사비를 털어 베트남 호치민 인근 벤째(Bến Tre) 지역에 체육관을 지어줬다. 2011년 남양주시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베트남 인사와 인연을 맺은 게 계기가 됐다. 이들의 초청으로 벤째를 방문,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으로부터 태권도를 처음 배웠다는 태권도장 관장이 맨바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본 이후 내린 결정이다.
광명에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쳤다.
"나중에 엄마의 나라에 가서 태권도장을 차릴 수 있는 라이선스를 딸 수 있게까지는 내가 뭔가를 해주자는 마음이었어요. 지금 대학생이 됐고, 태권도 전공자도 있어요."
2015년 3월. 이재한 의원은 태권도장을 접고 초등학교 체육전담 교사가 돼 아이들을 가르쳤다.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린 결정이다.
역시 주 커리큘럼은 태권도다.
"3·4·5월은 태권도 수업을 했어요. 여기에 더해서 댄스 페스티벌, 축구대회 등을 만들어서 운동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줬지요. 학교 끝나고도 집에 안 가고 남아서 연습하는 아이들이 생기더라고요. 아이들이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무지 행복했어요."
2021년 9월에는 광명시로부터 광명시민대상을 수상했다. 20년 넘게 아동과 노인, 다문화가족과 북한이탈주민 등 취약계층을 도와왔다는 게 선정 이유다.
교사 이재한의 인생진로도 바뀌었다. 개인 이재한으로 봉사활동만 할 것이 아니라 광명지역에 봉사활동 인프라를 만들어 보자고 결심한 것이 이때다. 이듬해 2월 교직을 정리하고 2022년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
“오랜 기간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계가 분명 느껴졌어요. 시의원이 돼 조례도 만들고 시의 지원도 강화해서 광명시 전체에 시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아픔과 애환을 달래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시의원이 된 지금도 봉사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회기 중 봉사활동은 자원봉사센터의 공식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봉사활동이 몸에 밴 이 의원에게 봉사활동 시간 누적은 무의미해 보인다.
이재한 의원은 요즘 태권도 유네스코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한민국의 태권도를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태권도가 저를 광명으로 이끌었어요. 봉사활동도 그때 시작한 거고요. 예의·인내·극기·염치·백절불굴이 태권도 5대 정신인데요, 제가 정치를 하면서 항상 새기고 있어요."
문득 정치 신인이 3개월간의 활동만으로 시의원이 되는 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봉사활동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지요"라며 미소를 짓는 이재한 의원. 대뜸 한마디를 더 보탠다.
"제 태권도 제자들이 광명에 참 많아요. 많이 도와줬어요. 큰 힘이었지요."
주말 일정도 태권도 봉사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공인 9단의 선배를 돕는다. 이쯤 되면 공인 7단 후배로서의 도리인지, 봉사활동인지, 일상생활인지 분간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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