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호전까지 위약과 비슷한 기간 걸려"
15일(현지시각)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엠폭스에 걸린 성인·어린이 환자 597명을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인 티폭스의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사망률은 티폭스와 위약 모두 1.7%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일반적으로 보고되는 3.6%보다 낮게 나왔지만, 치료 효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안정성은 확인됐다.
2022년 10월부터 NIH 산하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가 진행한 임상 실험은 환자들에게 무작위로 티폭스 또는 위약을 투여해 안전성과 증상의 호전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티폭스의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위약과 비슷한 기간이 걸려 사실상 티폭스의 효능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진 머레이조 NIAID 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테코비리마트(티폭스) 사용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티폭스는 미국 기업 시가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의약품으로, 당초 천연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 1월 10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원숭이두창·천연두·우두 및 백시니아 합병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7월 8일에는 영국 의약품 규제당국(MHRA)도 이를 허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여전히 티폭스를 천연두 치료제로만 허가한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FDA와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티폭스는 천연두 치료제로는 허가됐으나 원숭이두창 치료제로는 허가되지 않았는데, 이는 티폭스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유효성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엠폭스(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1년3개월 만의 재선언이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보다 하루 앞선 13일 아프리카 지역에 엠폭스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8월9일 기준 아프리카 13개국에서 1만7541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517명이 사망했다.
엠폭스는 중부 및 서부 아프리카 열대 우림 인근의 외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희귀한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동물-인간 전염 사례는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엠폭스는 성관계, 피부 접촉, 근거리 대화 및 호흡 등 밀접 접촉을 통해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 사이에서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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