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산주의자…사회주의적 가격 통제"
일부 경제학자들 "장점은 없고 단점만 있어"
진보 성향 WP도 "실질적 계획 없는 포퓰리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제시한 대기업의 식료품 폭리를 금지하겠다는 경제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화당이 공산주의적 발상이라며 즉각 공격에 나선 가운데, 해리스에 우호적인 일부 진보 성향 매체에서도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해리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경제정책 어젠다로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제시, 중산층 안정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성을 공개했다.
어젠다에는 2년간 월세를 낼 중산층 가정이 생애 최초 집을 구매할 경우 최대 2만5000달러(약 3400만원) 보조금을 지원하고, 기업이 식품과 식료품 가격을 인상해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연방 차원에서 규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해리스는 완전히 공산주의자가 됐다"며, 해리스의 구상이 "사회주의적 가격 통제"라고 맹비난했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소비자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며 비판했다.
개빈 로버츠 웨버주립대 경제학과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일부 주에서 통과된 '바가지요금 금지법'이 "가격이 올랐을 때보다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게 했다"며, 가격이 높을 때 대응하는 최선의 정책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경제 자문을 맡았던 제이슨 퍼먼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장점은 없고 단점만 있는 정책"이라며 "합리적이지 않다. 가장 큰 희망은 결국 수사에 그치고 현실화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에 우호적인 진보 성향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6일 사설에서 "해리스는 실질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대신 포퓰리즘적 속임수로 시간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WP는 "2021년 전염병이 공급망을 뒤흔들어 인플레이션이 급증했고,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지원하는 연준의 정책이 이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는 게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이라며 "해리스는 대신 덜 노골적인 방법을 선택해 대기업을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상점이 소비자들에 대응해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해리스의 제안은 즉각적인 회의론에 부딪혔다"면서 건전한 경제 분석 없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선 미국인들의 주요 요구를 겨냥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더 구체적인 경제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옹호에 나섰다.
해리스 캠프 공동 의장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사람들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리스는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미국인이 번영의 길을 걸을 수 있게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일부 나쁜 행위자에 의해 가격 폭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을 방법을 모색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두둔했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CNN에 출연해 "기업들이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가격을 인상해 수익이 크게 증가한 걸 봤을 것"이라며, 이같은 정책은 일부 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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