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4개 의대교수들 12일 입장문
"정부 사태 해결책 전혀 제시 못해"
"16일 청문회서 증원문제 밝혀지길"
전국 34개 의대 교수들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붕괴가 임박한 시점에서 복지부 실무를 담당했던 담당자들은 교체됐고, 청문회 이후에도 정부는 최근 의료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초래한 의료계 비상 상황에서 교수들은 중증·응급 질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던 교수들은 사직을 선택하고 있고, 연구 활동도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거점 대학병원들은 존폐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미래 의료를 담당할 학생들과 전공의들은 정부의 무대책으로 인해 학업과 수련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전문의 배출이 중단돼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의료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부는 진료에 차질이 없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할 뿐 의료붕괴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대교수들은 오는 16일 개최되는 청문회를 통해 의대 증원 결정·배정 과정의 문제점들이 투명하게 밝혀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는 교육부와 복지부를 대상으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를 개최한다"면서 "정부는 의대 교육이 부실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과도하고 급격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는 2023년 11월 대학별 희망정원을 조사했으나 총장들의 의지만으로 과도하게 신청됐고, 2024년 3월 2차 수요조사 역시 대학의 인력, 시설, 기자재 조사조차 없이 단지 총장들의 희망이 반영됐을 뿐"이라고 했다.
또 "지난 4월이 되어서야 각 대학에서 교육 여건 조사에 따라 인력, 시설, 기자재 등 여건을 작성, 제출했으나 재원 확보 방안은 전혀 없었다"면서 "실사에서 증원이 적절하지 않고 교육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학의 인력, 시설, 기자재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 여건을 먼저 확인하고 의대 증원을 논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의 휴학을 인정해주고 이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의대생들은 급격한 의대 증원(1497명)으로 학습권이 침해 받을 것이라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붕괴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불합리하고 위험한 정책을 남발하고 있고 다양한 편법을 동원해 의평원 인증 기준을 조정하고 인증 평가를 방해하려 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실태 조사나 예산안도 없이 과도한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진료할 때 원칙과 근거에 따르도록 가르쳐야 하는 교수에게 학생들을 각종 편법으로 유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겠느냐"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휴학을 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