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16년 만에 한국 남자 태권도에 금메달을 안긴 박태준(20·경희대)이 '악플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태준은 8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26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시작 53초께 박태준과 마고메도프가 발차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정강이가 엇갈려 부딪혔다. 마고메도프는 왼쪽 다리에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박태준이 라운드 점수 2-0(9-0 13-1)으로 앞서고 있던 2라운드 종료 1분 2초 전, 왼쪽 다리를 부여잡은 마고메도프가 다시 한번 쓰러졌다.
이때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쓰러지기 직전까지 발차기 공격을 계속했다. 그랑팔레 경기장에서는 팬들의 야유 소리가 흘러나왔다.
결국 마고메도프가 더 이상 경기가 힘들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박태준과 포옹을 나눴고, 그대로 박태준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후 박태준의 우승이 확정되자 각국 팬들이 그의 소셜미디어에 몰려들면서 논쟁이 펼쳐졌다.
특히 "다친 선수를 공격하느냐" "상대가 다쳤을 때 때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해외 팬들의 비난과 "스포츠에서 상대를 봐주는 건 오히려 무시하는 행위다" "심판이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국내 팬들의 반박이 이어지면서 박태준의 소셜미디어는 난장판이 됐다.
박태준은 시상식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고 나서 발로 차면 비매너지만, 하기 전까지는 발이 나가는 것이 규칙 안에 있다. 심판이 '갈려'를 하지 않아 호구 쪽으로 발을 밀었는데 상대가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태준은 마고메데프가 쓰러진 후 옆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은 상태로 상태를 살폈다. 금메달을 확정 짓고 나서도 상대가 매트에서 내려가기를 기다린 후에야 세리머니를 했다.
박태준은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며 "마고메데프가 '격투기 종목이고 스포츠이니 당연히 부딪힐 수 있고, 괜찮다'고 하더라. 축하한다는 말도 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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