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예선 공동 3위…"올해 가장 좋은 점프"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2시 메달 도전
우상혁은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7을 넘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날 우상혁은 2m15, 2m20, 2m24를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m27은 1차 시기에 실패한 뒤 2차 시기에 넘었다.
이로써 우상혁은 지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 이후 2회 연속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로는 최초다.
파리올림픽 남자 높이뛰기는 총 31명이 출전하는데, 예선은 2m29를 넘거나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 진출권을 얻는다.
메달 색이 결정되는 결선은 10일 오후 7시(한국시각 11일 오전 2시) 시작한다.
이어 "파리에 온 지 4주째인데, 오늘 처음 트랙을 밟았고 예감이 좋았다. (김도균) 감독님과도 잘 맞는 트랙이니 의심하지 말고 후회 없이 뛰면 잘될 거라는 이야기를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파리 트랙에서 메달 기운을 느낀 그는 "도쿄올림픽 이후 수많은 트랙을 뛰어봤지만, 파리 트랙은 진짜 느낌이 좋은 것 같다. 올해 가장 좋은 점프가 나왔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한국 기수로 나선 우상혁은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처음 나서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우상혁은 2020 도쿄 대회에선 2m35로 4위에 올랐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을 차지하며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이정표를 계속 세워왔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컨디션이 오락가락했지만, 그게 다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만을 위해서 준비했다"며 "이제 파이널을 준비하는 날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코로나19 여파로 빈 관중석에서 뛰었던 우상혁은 이날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날아올랐다.
그는 "10만 관중에 육박하는 경기장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게 영광"이라며 "대한민국 육상 선수로서 너무 자랑스러운 날"이라고 했다.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바르심은 2m15부터 시작해 2m20, 2m24 모두 1차 시기에 넘으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네 번째 점프인 2m27에서 도약을 앞두고 왼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뛰지 못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바르심은 2m27을 재도전해 2차 시기에 성공했다.
우상혁은 "2m27 1차 시기에 걸린 이유가 앞에서 (바르심이) 다친 걸 보고 살짝 위축됐기 때문"이라며 "다시 감독님과 눈빛을 맞추고 의심하지 않고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선에선 바르심을 비롯해 우상혁의 라이벌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다소 부침을 겪었다.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저본 해리슨(미국)은 2m24를 넘지 못해 예선 탈락했다.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경에 시작한 예선 준비가 쉽지 않았다는 우상혁은 "아침에 비가 살짝 왔지만, 햇볕이 뜨거웠다"며 "새벽에 일어나서 예선을 준비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걸 적응 못 한 선수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우상혁은 지난 4일 선수촌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한체육회가 파리 인근 퐁텐블로에 마련한 사전 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우상혁은 "감독님과도 사전 캠프에 오길 잘했다는 얘길 여러 번 했다"며 "최대한 퐁텐블로에서 오랫동안 훈련을 하다가 선수촌으로 왔다. 환경적으로 조용해서 집중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2m36이 개인 최고 기록인 우상혁은 2m35 이상을 넘으면 올림픽 메달을 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도쿄 때는 2m35를 넘고도 불운한 4위를 했는데, 이후엔 제 기록 이상을 해왔다"며 "이왕이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울려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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