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급락한 비트코인, 160일만에 7400만원대
"美 경기 침체시 비트코인 5만달러 하회 가능"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경기침체 공포로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흔들리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도 함께 무너졌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5일 하루에만 10% 넘게 급락하며 7400만원까지 밀려났다. 7400만원대는 지난 2월 27일 이후 160일만이다.
이날 오후 2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0.99% 빠진 7486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8.27% 하락한 7499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12.80% 밀린 5만3075달러를 나타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20% 폭락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8.70% 하락한 332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2.11% 밀린 333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20.05% 빠진 233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가상자산 시장이 주식 시장과 함께 폭락한 배경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에 불이 붙으면서다. 미국 실업률이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논쟁이 일자 위험자산인 주식과 가상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촉발된 것이다.
10x리서치는 지난 3일(현지시간)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관심을 보이고, 마운트곡스 채권자 물량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 상황을 보인다면 비트코인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비트코인은 5만달러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트럼프 효과'가 지워진 상황이라 이번 하방을 방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인 트럼프의 재선은 가상자산 시장 호재로 꼽혀왔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유출세, 제네시스글로벌 부채 상환 개시 등이 겹악재로 작용한 점도 낙폭을 더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2억3745만달러(3237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5월 1일 이후 약 90일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일일 순유출이다. 또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이래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치다.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은 파산 후 3년 만에 구조조정을 마치고, 채권자들에게 부채를 상환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15억달러(2조448억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이동하면서 시장이 급락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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