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씨, 29일 한밤중 아파트 이웃 살해한 혐의
法, 구속 여부 판단…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
법정 앞 "피해자가 미행해 범행" 의아 발언
"마약검사 거부는 비밀 스파이 때문" 주장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한밤중 아파트 단지에서 날 길이 75㎝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백모(37)씨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법원의 구속 심사를 마치고 나오며 "나는 심신미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살인 혐의를 받는 백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백씨는 약 1시간의 심사를 마치고 난 뒤인 11시29분께 법정에서 나왔다.
백씨는 일본도를 구매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 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백씨는 이날 오전 9시49분께 검은색 계열의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씨는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범행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서 범행했다'고 답했고, 마약 검사를 거부한 것은 "비밀 스파이 때문"이라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백씨는 아울러 평소 도검을 소지하고 다니진 않았으며, 직장에서 불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백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백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27분께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인근에서 날 길이 75㎝의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김모(43)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왔던 피해자의 어깨 등을 벴으며 김씨가 근처에 있던 아파트 관리사무실 쪽으로 가 신고를 요청한 이후에도 여러차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범행 후 현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도주했으나 범행 1시간여 뒤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도중 숨졌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피해자 김모(43)씨의 사인이 '전신 다발성 자절창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전신 다발성 자철상이란 온몸이 흉기에 찔리고 베인 상처를 뜻한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산책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와 마주친 적은 있으나 개인적 친분은 없다. 그가 지속적으로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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