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항·출항 정지 영향으로 항포구 사고
사전점검 등 예방 활동으로 피해 방지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여름철인 8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로, 태풍 영향으로 인한 해양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사장 김준석)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태풍 총 116개 중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은 20개로, 3분기(7~9월) 중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태풍 등 기상악화로 인한 출항 정지 및 피항 등의 영향으로 항포구 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3분기 일별 해양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태풍의 영향이 없는 날에는 하루 평균 43.2척의 사고가, 태풍의 영향이 있는 날에는 하루 평균 10.8척의 사고가 발생했다. 태풍의 영향에 따라 해양사고 발생 척수가 약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공단은 기상악화 시 ‘해상교통안전법’ 및 ‘어선안전조업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선박과 어선의 출항이 통제되기 때문에 해양사고 선박 척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태풍 등 기상악화 시 출항이 통제돼 항포구 내 대부분 선박이 정박 중이거나 계류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기상악화 시 항포구 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는 약 8.8%(203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종류로는 ▲정박 중이던 선박이 강한 바람에 떠밀려 좌초·좌주 ▲선박의 계류줄이 끊어져 표류 또는 계류삭(선박을 일정한 곳에 붙들어 매는 데 쓰는 밧줄)이 풀려 주위 선박과의 충돌하는 사고 ▲너울로 인한 부두(안벽)와의 마찰로 선체가 파손되면서 침수 또는 침몰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상악화 시 항포구 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다발해역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목포(북항), 인천(연안부두·남항), 포항(구항), 울산(성외항·염포부두·장생포항), 제주 등의 주요 항만에서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한 제주 지역은 전체 해양사고(203척)의 15.3%(31척)로, 다른 지역 대비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항포구가 많이 분포돼 있고,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태풍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기상 변화가 잦은 여름철에는 기상예보와 선박 출항 통제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출항 이후 태풍 등 기상특보가 발효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업·항해 중인 어선은 관련 통제권자의 대피명령을 준수해 안전해역, 항 또는 만으로 피항해야 한다.
또 안전한 정박·계류를 위해서는 사전점검이 필수다. 선내 보관 중인 계류삭, 닻, 닻줄 등 계류설비의 부식과 노후 여부를 점검하고, 선박과 부두의 계선주 부착 상태를 확인해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선박이 정박·계류 중인 경우 강풍에 의한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 선수와 현측 외판에 완충제를 충분히 부착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정박지 순찰을 통해 선박의 계류, 정박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단은 태풍 발생 시, 태풍이 우리나라로 직·간접 영향권에 진입하기 전부터 기상전망 및 해양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위기경보 수준에 따라 본사 및 전 지역 지사·센터에서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전국의 운항관리자들이 태풍 내습에 대비해 여객선 시설물 점검, 피항 현황 등을 확인하는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기상청 위험기상정보와 해외 태풍 예측모델 등을 토대로 태풍 진로 및 호우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유관기관과 비상연락체계를 강화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도 가동된다.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태풍 등 기상변화가 심한 여름철 해양 비상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업계 종사자 분들께서도 사전에 기상정보를 확인해 안전 해역으로 미리 피항하시고, 항·포구 내 안전한 계류를 위해 선박의 사전점검 등 안전점검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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