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이진숙 청문회 이틀 연속 개최
여 "MBC 편파 보도 바로 잡아야…정파 색채"
야 "이진숙, MBC 내부 정보 수집…직원 사찰"
이진숙 "사찰 사실 없어…MBC 편향성 시정"
[서울=뉴시스]신재현 최영서 최은수 기자 = 여야가 25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차에도 이 후보자 자질과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틀 연속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전날 13시간 넘게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 후보자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야당은 이날 2012년 MBC 언론노조 파업 당시 회사 간부였던 이 후보자가 온라인 사찰 프로그램 '트로이컷' 등을 이용해 직원들의 이메일, 메신저 대화를 감시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공세를 펼쳤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MBC 소셜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를 보면 특정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이용해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겠다는 내용"이라며 "MBC 내부 트로이컷을 갖고 내부 정보를 수집하고 내부를 통제, 외부는 이런 계약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이 의원의 의혹 제기에 "인정하지 않는다"며 양손에 A4 자료를 들고 반박하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지금 피켓 투쟁하나. 지금 자연인 이진숙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이 후보자 말을 중단했다.
최 위원장은 "공인 이진숙이 되려는 과정에서 인사청문회를 받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점점 더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다"며 "본인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오면 말을 씹고 들어와서 우리 귀를 아프게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의원은 "트로이컷은 상당히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부분이고 위키트리 계약은 성실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최근 여론조작 행위에 대해 정치권의 경각심이 높다"고 당부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한국 극우의 공통된 특징을 모조리 갖췄다"며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는 건 나라의 비극이자 불행이 될 것이다. 한국의 괴벨스를 앞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오히려 괴벨스라는 용어를 저한테 쓰는 부분이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공영방송의 불공정한 보도 지침을 시정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정훈 의원은 MBC의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를 언급하며 "MBC는 특정한 정파적 색깔을 유독 강하게 띄는 방송이다. 후보자가 위원장이 되면 불공정한 보도 태도, 보도 관행, 고질적인 언론노조에 의한 편파 보도를 바로잡을 방법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MBC 경영진 선임하는 건 방문진에 달려있기 때문에 공정한 방식으로 법과 규정에 따라 MBC 편향성을 시정할 수 있는 이사가 선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방통위원장 탄핵을 수차례 추진 중인 민주당에 대한 역공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민주당이 추진하는데 이 부위원장은 법률적으로 탄핵 대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직책 자체가 소추 대상이 아닌 걸로 아는데 저도 그 이야기가 돌고 있단 건 알았지만 직접 탄핵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휘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탄핵된 인사들의 명단은 16명 정도다"라며 "2년 동안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는 '탄핵 정국'이다. 이 후보자도 저 명단에 또 올라갈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저에 대한 탄핵 논의가 거론되는 게 안타깝다"며 "탄핵은 한 부처의 업무를 완전히 마비시키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줬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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