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라오스서 오늘 개막…남북한 '북러밀착 신경전' 예상

기사등록 2024/07/27 05:00:00 최종수정 2024/07/27 07:00:53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 참석…北외무상 6년 내리 불참

의장성명 북러밀착 문구 반영 '주목'…한중관계 가늠

[비엔티안=AP/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의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제27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 도착하고 있다. 2024.07.26.
[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 북한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27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개막한다.

참가국들은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미얀마 등 예민한 문제를 놓고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북핵과 북러 밀착을 둘러싼 남북한 간 신경전도 예상된다.

AR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치·안보 문제를 놓고 역내 국가 간 이뤄지는 대화다. 국제 무대에 등장이 뜸한 북한도 참석하다 보니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안보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우호적이던 아세안마저 북한에 등을 돌리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왔다.

이번 회의는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하고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키로 한 가운데 개최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쉽지 않은 외교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러 조약 이후 더욱 선명해진 한미일 대 북러의 대결 구도와 함께 중국의 노선도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이어온 양·다자 회의 석상에서 북러의 불법적 밀착을 규탄하는 견해를 밝혀왔으며, 그 이전부터 북한에 대한 '단호하고 단합된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다각도로 외교적 교섭을 펴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라오스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나 이번 회의 목표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의 불법적 도발 행위와 러북 간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최선희 외무상 대신 참석하는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가 자국의 반박 입장을 피력하면서 일종의 '선제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을 두둔해온 러시아도 협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의장국의 영향력도 발휘된다. 의장국인 라오스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라오스와 수교 50주년을 맞아 통룬 시술릿 라오스 주석과 축전을 교환하며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때문에 회의가 끝난 뒤 발표되는 의장성명에 북러 밀착을 비판하는 문구를 담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란 어렵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문안을 조율 중이기에 예단하고 싶진 않다"면서도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ARF에 앞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연이어 참석한다.      

[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