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케이브' "대중적 음악하면 경쟁력 없어, 날 것 보여드릴 것"

기사등록 2024/07/23 18:29:16

싱어송라이터 가호 보컬로 합류…5인조 밴드

데뷔곡 '레전드'…댄서 등장하는 신선한 콘셉트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밴드 케이브(왼쪽부터 지상, 케키누, 가호, 오너, 현)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신사개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파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이틀곡 '레전드'(Legend)은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록 곡이다.  2024.07.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주변에서 왜 대중적인 음악과 콘셉트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엄청나게 들었어요. 저희는 대중적인 모습보다는 날 것을 보여주자는 게 키워드입니다."

밴드 '케이브'(KAVE)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조화롭게 맞물리는 락과 팝, 화려하고 강렬한 비주얼로 국내 얼터너티브 록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케이브는 23일 서울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 앨범 '플라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저희의 에너지를 다 보여드릴 때까지 노력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멋있는 모습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케이브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로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 가호(보컬)를 필두로 케키누(드럼), 지상(기타), 현(피아노·키보드), 오너(키보드·DJ)로 이뤄진 5인조 밴드다. 멤버 전원이 각각 악기를 전공했고 프로듀서로 음악적 역량도 갖췄다.

케이브의 음악은 기존 록 사운드에서 조금 벗어나 팝·EDM 등을 접목한 느낌이 난다. 멤버 현은 "콘셉트가 자아의 이중성이나 분열이다 보니 통상적인 밴드 사운드가 아니라 디스토션 등 왜곡되는 이펙트(효과)를 사용한 사운드를 이번 앨범에 담았다"며 "독특하고 이례적인 사운드가 나오도록 했다고 말했다.

밴드 구성도 일반 밴드와 다르다. 베이시스트 자리를 키보디스트와 DJ를 겸하는 멤버 오너가 담당한다. 이 또한 "특이한 그림으로 보이고자 하는 의도에 맞춰서 DJ 세트와 건반으로 베이스의 음역을 채웠다.(멤버 현)"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밴드 케이브(KAVE) 가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신사개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파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이틀곡 '레전드'(Legend)은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록 곡이다.  2024.07.23. jini@newsis.com

◆대중 설득하는 시간은 5년, 과감함이 차별점

전통적인 밴드에서 다소 벗어난 사운드와 질감. 의도적으로 대중성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과감하고 독특한 콘셉트는 케이브의 정체성이자 큰 줄기다. 가호는 "대중을 설득하는 일을 개인적으로 5년 정도 생각했다"며 "앨범 한 두 장으로 대중이 설득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대중적인 음악을 하면 경쟁력이 없으리라고 생각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앨범도) 저희 기준에선 많이 절제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더 과감하게 다가가는 것이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케이브의 과감한 시도는 뮤직비디오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선공개곡 '베놈'(Venom) 뮤직비디오에선 가호가 밴드를 뒤로 하고 댄서들과 춤을 춘다. 가호는 "안무를 넣는다는 것 자체가 기존 (밴드에서) 많이 접하지 못한 그림"이라며 "솔로 가수인지 밴드일지 모를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밴드로도 보여줄 수 있고, 추가로 안무로도 보여줄 수 있는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며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댄서분들과 협업할 예정이다. 아이템처럼 사용했다가 안 했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밴드 케이브(KAVE)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신사개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파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레전드'(Legend)은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록 곡이다.  2024.07.23. jini@newsis.com

◆록 스피릿이 만든 음악적 교집합

이번 데뷔 앨범에는 타이틀곡 '레전드'(Legend)를 비롯해 밴드 사운드에 라틴 리듬과 아프로비트를 접목한 '베놈'(Venom), 충동적인 자아로부터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이 표현된 '허리케인'(Hurricane)',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데인저러스'(Dangerous), 라틴 무드와 플루트 사운드가 담긴 '크레이지 크레이지(Crazy Crazy) 등 총 일곱곡이 수록됐다.

멤버들은 서로 다른 취향을 갖고 있지만 각자 생각하는 '스피릿'으로 이번 앨범을 제작했다고 했다.

케키누는 "멤버들 취향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교집합이 하나도 없다"며 "어떤 명시적인 형태가 아닌 추상적인 개념으로 묶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음악이 아니라 각자가 좋아하는 록 스피릿을 모아놓고 정리해 보자고 만든 게 이번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케이브는 향후 앨범에서도 콘셉트가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가호는 "가호는 빛, 케이브는 그림자라는 콘셉을 가져가는 것이 맞고, 케이브는 또 다른 가호의 모습을 나타내려고 하는 모습도 있다"며 "가호와 케이브를 '흑'과 '백'처럼 나눠 활동할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밴드 케이브(KAVE) 가호(왼쪽에서 세번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신사개러지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파이트 오브 아이디어스(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타이틀곡 '레전드'(Legend)은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록 곡이다.  2024.07.23. jini@newsis.com

케이브는 오는 24일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에 나선다. 다음달 2일에는 '2024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데뷔를 앞둔 멤버들은 '왕은 항상 감추어진 자아를 가지고 있다'(Kings Always have Veiled Ego)는 팀의 의미를 이번 앨범과 음악 활동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과 콘셉트를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정신을 계속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야기를 멤버들과도 많이 하거든요. 저희 활동은 이걸 얼마나 더 설득력 있게 해나가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대를 많이 해주세요." (가호)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