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국회의장, 17일 긴급 기자회견 열고 방송법 협의 요청
"야당은 입법 강행 중단…정부여당도 방통위 정상화 조치"
[서울=뉴시스]조재완 신재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야당에 '방송4법' 입법 강행 추진을 중단하고 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우 의장은 방송법 입법을 위한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해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에 여야가 합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가 내부 갈등을 넘어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볼썽 사나운 모습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나 국민들이 묻고 있다"라며 "할 말이 없다. 원구성에서 채해병 특검법으로, 다시 방송법으로 의제만 바뀌고 있을 뿐 교섭단체 간 교섭을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도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통신정책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방송, 통신, 인터넷 분야가 치열한 혁신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발의와 사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동안 한시가 급한 민생 의제들도 실종되고 있다.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교섭단체인 정부여당과 야당의 극심한 대치 상황에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며 여야를 향해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에 합의해보자"며 "이를 위해 국회의장 책임 아래 집중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야당을 향해선 "방송4법에 대한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며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도 중단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일정을 중단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여야 정당과 시민사회, 언론종사자와 언론학자 등 고루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하고 두달 정도 시한을 정해 결론을 도출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끝장토론, 밤샘토론이라도 해보자"며 "국민 여러분께도 당부드린다. 방송과 통신이란 공공재가 국민 것이 되도록 관심을 갖고 감시해달라"고 했다.
여야는 전날 국회 본회의 일정 협의에 나섰지만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18일 본회의를 열어 방송4법 등 쟁점 법안을 처리할 것을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자체에 반대한다며 맞섰다.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야 간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국회 개원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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