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병원 출근율 8.4%…전날보다 2명↑
사직 레지던트 1302명…하루 새 1302명 늘어
빅5 병원 레지던트 716명 증가…사직률 38.1%
정부, 사직 전공의 하반기 수련 복귀 설득 방침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을 처리하라고 통보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복귀율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이 17일 마감됨에 따라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1만명 이상이 추가로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1만3756명 중 8.4%인 1157명에 불과하다. 레지던트 기준으로는 1만506명 중 1047명(10.0%)만 출근했다.
정부가 지난 8일 각 수련병원에 "15일까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완료해 달라"고 최후통첩한 이후 62명 늘어난 데 그쳤다.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보다는 고작 2명 늘었다. 여기에는 당직 휴무자, 연차 휴가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미복귀 전공의 수와는 차이가 있다.
다만 사직 전공의는 하루 사이 1000명이나 넘게 늘었다. 레지던트 211개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1만506명 중 1302명(12.4%)이 사직했다. 15일 기준 86명에서 하루 새 1216명이 늘어난 셈이다.
100개 수련병원 기준으로 보면 레지던트 9992명 중 1282명(사직률 12.8%)이 사직했다. 15일 대비 1207명이 증가했다. 빅5 병원 레지던트 사직률은 38.1%(1992명 중 732명)로 하루 새 716명이 불었다.
결국 1만명이 넘는 전공의들의 무더기 사직 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련병원은 이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전날 복귀나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사직합의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신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이다. 실제 서울대, 분당서울대, 보라매, 분당차병원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 처리를 진행 중이다.
다른 수련병원도 전날까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사직 규모가 확정되면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미복귀 전공의들이 응시하도록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사직한 전공의가 1년 이내 같은 전공이나 연차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공의 임용 시험 지침'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전공의들이 복귀하도록 계속 설득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다만 정부도 '전공의 없는' 병원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경증 환자는 중·소형 병원으로 가도록 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희귀질환 위주로 환자 진료를 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빠르면 9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전공의가 대거 복귀하지 않더라도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점차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상 체계 개편하고 일반병실을 최대 15% 줄이는 방안이다. 중·소형 병원 이용 환자가 병상 악화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 시 대기 없이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전공의의 빈 자리는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등 숙련된 인력으로 채울 전망이다. 간호사법을 개정해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PA 간호사 업무 범위를 법제화하고 현재 1만 여명인 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간호사법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9월 하반기 수련을 택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개원하거나 봉직의(월급 받는 의사)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병·의원을 중심으로 의료 인력이 채워지면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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