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작용기전…차세대 약물 개발중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차세대 면역항암제 임상개발에 나서, 60조원 상당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면역관문 억제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조원(500억 달러·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으로, 2028년 100조원(820억 달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첫 자체 개발 항암신약 물질 'LB-LR1109'의 국내 임상 1상 진행을 위한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LB-LR1109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해당 물질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은 바 있다.
LB-LR1109는 LG화학이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관문 억제제다. LILRB1 억제 기전의 단일 항체 약물이다.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면역계 회피) 신호 분자인 LILRB1과 암세포에서 발현돼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 단백질인 HLA-G의 결합을 방해해 체내 면역세포 전반의 기능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표적 단백질인 LILRB1이 대표적 면역세포인 T세포 뿐 아니라 NK세포(자연살해), 대식세포(식균세포) 등 다수 면역세포의 표면에 공통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에서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차별점이 있다고 봤다.
동아에스티도 면역항암 후보물질 'DA-4505'를 개발 중이다. 면역계를 조절하는 인자인 AhR(아릴탄화수소수용체) 길항제다. AhR은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종양 세포가 공격받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임상에서 DA-4505는 AhR을 저해함으로써 종양미세환경에서 억제된 면역반응을 복구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식약처에서 DA-4505의 임상 1·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GI-101'의 글로벌 1·2상을 진행 중이다. GI-101은 CD80과 IL-2 변이체의 기능을 동시에 가진 이중융합단백질이다. 단일 면역관문억제제 또는 IL-2(인터루킨-2) 제제의 단점을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한미약품은 최근 면역조절 항암신약 'HM16390'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HM16390은 면역 세포의 분화, 생존 등을 조절하는 'IL-2 변이체'를 활용한 신약으로, 항암 약물 치료 주기당 1회 피하 투여가 가능한 지속형 제제로 개발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몸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다.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처럼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관문(PD-1·PD-L1·CTLA-4)을 봉쇄하는 면역관문 억제제가 한 종류다. 이외에 면역세포 치료제, 면역 바이러스 치료제 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항암 분야에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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