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복, 불행하고 안타까워"…김홍일 방통위원장 퇴임(종합 2보)

기사등록 2024/07/02 12:24:15 최종수정 2024/07/02 14:10:52

김홍일 위원장 2일 공식 사퇴…긴급 퇴임식 개최

"국회 방통위원 탄핵 소추 반복은 정치적 목적"

"사퇴는 탄핵 따른 방통위 마비 막을 유일한 방법"

[과천=뉴시스] 황준선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4.07.02. hwang@newsis.com

[과천=뉴시스]최은수 심지혜 윤현성 기자 =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홍일 위원장은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된 퇴임식에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 사태로 인해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 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일정이 있었으나 자진 사퇴를 결정하고 정부과천청사 방통위로 출근한 뒤 퇴임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곧바로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에서 주장하는 탄핵사유가 법적 정당성을 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의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통위원장을 지내면서의 소회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에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성을 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국회 추천 상임위원의 부재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급한 방송통신 정책 현안에 대한 결정을 계속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2인 체제의 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인 체제로 운영한 것과 관련해 방통위 직원들이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진 안건들은 저와 부위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 의결해 결정했다”며 “위원회의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저와 위원회에 있다. 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의견 개진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취임 시 방송통신 현안이 산적한 엄중한 시기에 위원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는데, 그 어려운 짐을 남겨 놓고 먼저 떠나게 돼 매우 무겁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난해부터 국회가 방통위 탄핵 소추를 두 번이나 추진하고 위원장이 사퇴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한동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겠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우리 위원회와 사무처 직원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퇴임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다만 "차기 방통위원장에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 사태라는 표현이 어떤 심경인가" 등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야권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3~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중단된다. 가결되면 방통위 업무 공백은 불가피하다.

김 위원장은 공모절차에 돌입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를 위한 고육책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만 남는 1인 체제가 된다. 의사 정족수(2인 이상)를 채우지 못해 의결은 불가능하지만 직무 중단보다 후임 위원원장 임명이 방통위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후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사장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시절 언론특보로 참여한 바 있다. 또 앞서 여당 추천 몫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방통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후임 방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치면 김 위원장처럼 한 달 안에 임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siming@newsis.com, hsyhs@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