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교통사고 감소세…고령운전자 사고 증가
낮은 인센티브로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2.4%
첨단안전장치 보급 확대·조건부면허 도입 필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해 운전자는 사고 원인을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는 1974년에 면허를 취득한 '베테랑 운전자'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30분께 서울 지하철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와 4차선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며 차량 2대를 연속해서 추돌했다.
이어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시민들을 덮친 뒤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 멈췄다. 200m가량 역주행 과정에서 인도에 있던 행인 등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6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70대 운전자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횡단 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 80대 남성이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438만명으로, 2025년에는 498만명, 2040년에는 1316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2년 3만4652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발생률이 감소하는 추세와 정반대 양상이다. 교통사고 관련 가해운전자 연령대별로는 50대의 사고가 22.6%로 가장 많고, 이어 65세이상 고령운전자 17.6%, 40대 17.2%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령 운전자의 실제 운전면허 반납을 늘리기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교통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고령자 차량에 비상자동제동장치를 장착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고, 뉴질랜드는 80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 면허를 말소한 뒤 재시험을 치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에 고령자들의 안전한 운전을 보장하기 위한 첨단안전장치를 보급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효석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효석 책임연구원은 "고령운전자 추돌사고는 매년 급증하고, 전체 추돌사고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점유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면허 유지가 어려운 고령운전자 대상으로 첨단안전장치(AEBS) 장착 차량 한정 운전 조건의 조건부면허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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