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전 알릴의무 미이행시 계약해지 및 보험금 부지급
고지항목 수준 따라 간편고지형, 건강고지형 등 다양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 A씨는 지난 2022년 보험에 가입하면서 고지혈·고혈압 관련 처방을 받은 사실을 설계사에게만 알리고 청약서에는 해당 사실이 없다고 작성했다. 이듬해 수술치료를 받은 A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계약을 해지했다.
보험계약시 계약자는 직업이나 직무, 병력 등 보험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때 고지사항을 청약서에 작성하지 않고 보험설계사에게만 알렸다면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2일 금융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사항을 소개하는 '금융꿀팁' 154번째 순서로 보험계약 전 고지의무에 대해 안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계약 체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고지사항)을 보험회사에 알려야 하는 의무를 '계약 전 알릴의무' 또는 '고지의무'라고 한다.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의 질병 여부, 직업 등의 위험 상태를 바탕으로 보험계약 체결 여부와 보험료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고지의무 준수 여부가 중요하다.
고지사항은 개별 보험상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통상 보험 가입시 ▲3개월 이내-질병확정진단, 질병의심소견, 치료·입원·수술·투약 등을 받은 경우 ▲1년 이내-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건강검진 등을 통해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경우 ▲5년 이내-7일 이상 치료, 30일 이상 약복용, 입원, 수술(제왕절개 포함)을 받은 경우, 10대 질병으로 진단·치료·입원·수술·투약을 받은 경우 이를 정확히 고지해야 한다.
만일 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준수하지 않으면 보험계약이 해지되거나 사고 발생시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가입자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후라도 보험회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보험사고 발생 이후에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보험계약시 청약서(질문표)에서 묻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사실대로 작성해 고지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가입자가 청약서의 질문사항을 경미하다고 판단해 알리지 않은 경우에도 고지의무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고지의무 대상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보험회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A씨의 사례처럼 보험설계사에게만 고지한 경우는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보험 가입과정에서 고지사항을 청약서에 작성하지 않고 설계사에게만 알린 경우 고지의 효력이 없어 고지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
설계사가 고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유하더라도 추후 가입자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청약서상에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다만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계약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고지의무 위반 사실과 보험금 지급사유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라면 보험금은 지급받을 수 있다. 예컨대 이륜차 운전 여부에 대해 거짓고지를 했는데 위암이 발병해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고지의무를 위반했더라도 보험회사의 '해지권 행사 기간'이 지났거나 보험설계사가 부실고지를 권하는 등 고지의무를 방해했다면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보험사의 해지권 행사가 제한되는 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나거나 보장개시일로부터 보험금 지급 없이 2년이 경과한 경우, 보험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을 경과한 경우 등이다.
최근에는 고지항목이 일반적인 수준인 표준형보다 고지항목을 확대(건강고지형)하거나 축소(간편고지형)한 보험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간편고지형'은 표준형보다 고지항목이 적고 절차가 간편해 가입이 쉽다. 고지할 질병 이력이 적어 위험이 높은 만성질병 보유자도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자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다.
반면 '건강고지형'은 표준형보다 고지항목이 많고 절차가 복잡해 가입이 번거로운 대신 가입자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어 건강한 가입자에게 좋은 상품이다.
금감원은 "고지항목이 다양한 보험상품이 출시되고 있으니 본인의 건강상태에 적합한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 절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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