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31일 '안보실 회의'에 야권 공세
정진석 "대통령 격노·진노설 들은바없어"
"북 ICBM·잼버리·연합연습 등 현안 집중"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대통령실은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관련 야권이 제기하는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안보실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병대수사단의 조사결과 이첩 회수를 전후한 시점에 다수 이뤄진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의 통화에 대해서는 "매우 정상"이라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비서실·국가안보실 주요 참모들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했다. 야당 질의는 채 상병 사건에 집중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것은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정진석 비서실장도 권영진 국민의힘 질의에 "제가 부임한 지 두 달 가량 됐는데, 대통령의 격노설이나 진노설을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이 '대통령 격노' 시점으로 주장한 지난해 7월31일 대통령 주재 안보실 회의 참석자인 김태효 차장은 당시 회의에 대해 "정확히 무슨 주제인지 기억은 못 하지만 여름휴가 직전 당시로 기억하고, 저희 앞에서 (대통령이) 화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안보실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냐'는 내용을 들은 적 있는지 질문에 "저도 없고, 그 주제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입장에서는 궁금한 게 생기면 실무자에게건 수시로 전화를 하는데, 그 전에 이뤄진 안보실 보고에서 이 사건이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격노설 보도에 왜 항의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보통 너무 어이가 없을 때는 대답을 안 한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해 7월31일을 전후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 통화가 다수 이어진 점에 대해서는 당시 산적한 안보 현안에 관한 정상적 소통이었다고 반박했다.
정 비서실장은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30일부터 8월2일에 걸친 양측간 통화기록을 하나씩 열거하자 "대통령실과 국방 당국의 통신, 통화 소통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게 정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미군 병사 월북 사건, 북한 탄도미사일이 또 발사됐고, 또 순직 사건이 있었고, 또 한차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잼버리 사고,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한미연합연습 등 안보현안이 집중돼 있는 시기였다"고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러면 대통령실과 안보 당국의 통신, 통화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비정상적인가. 저는 매우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당시 안보실 회의가 종료된 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던 대통령실 일반전화번호 '02-800-7070'의 사용자에 대해서는 기밀 보안사항이라는 점에서 답하지 않았다.
정 비서실장은 "처음 듣는다"며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기밀사항으로, 외부 유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장호진 안보실장은 안보실 번호는 '7'이 아닌 '4'로 시작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