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러닝메이트 논란에 "계파 충돌 강화하는 것"
원희룡, 한-홍준표 면담 불발에 "이 상태로 대표하겠나"
나·원 연대설도 솔솔…이양수 "효과 극대화하는 게 좋아"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대세론을 업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친윤(친윤석열)계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듯하다. 친한(친한동훈) 핵심인 장동혁 의원을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들과의 면담도 잇달아 불발됐다. 친윤계에서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연대설을 띄웠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당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러닝메이트를 활용한 선거운동과 현역 의원 보좌진을 당 대표 후보 캠프에 파견하는 행위 모두 당헌·당규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과 다른 당대표 후보인 윤상현 의원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권 의원은 특정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현재 러닝메이트를 가장 폭넓게 활용하는 후보는 한 전 위원장이다. 친한계 장 의원과 박정훈 의원이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고 진종오 의원도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다.
이외에 한동훈 캠프에 합류한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보좌진을 캠프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런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관련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판단은 존중해야겠지만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그동안 선거 역사에서 그런 일들이 없었는데 이번 선거는 굉장히 퇴행적이지 않나. 그런 면에서 계파 충돌을 강화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과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들과의 면담이 잇달아 성사되지 않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전체 당원의 40%가 몰려있는 TK(대구·경북)에서 주류 세력의 지원 사격을 받을 경우 당원투표가 80%를 차지하는 당 대표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위원장과 면담을 거절한 채 연일 강도 높은 비판만 이어오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1일에는 나 후보를, 29일에는 윤 후보를, 전날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났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TK 지역을 찾았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면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 지사 역시 다른 당권주자들과는 모두 인사를 나눴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농단 정치 수사로 한국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망나니 칼날을 휘두르던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막말하는 사람이 이 당의 대표 하겠다고 억지 부리는 건 희대의 정치 '코미디'"라고 적었다.
원 전 장관은 같은 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준표 대표하고 척지고 이런 상태로 당대표 할 수 있겠나. 먼저 다가가서 풀어야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을 배신하고 간 사람들을 시켜가지고 전화로 틱틱 거려가지고 검찰에서 소환하듯이 (하면 안 된다) 총선 때 급하니까 무조건 안 따지고 다 도와주던 거랑 상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범친윤계 후보로 분류되는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의 연대설도 퍼지는 중이다. 현재 전당대회 구도에서 '1강'으로 분류되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결선투표에 대비해 일찌감치 판을 깔아두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음 달 23일 예정된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되는데, 이때 연대를 통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친윤 인사인 유상범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결선투표로 가게 된다면 나경원·원희룡 후보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양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서 "여론조사 선두로 달리는 한 전 위원장이 수성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나경원·원희룡 두 거물들이 합종연횡을 한다든지 연합을 통해서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굉장히 재미있는 선거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연대는) 물밑에서 시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예를 들어 투표 직전이라든지 아니면 결선투표 상황에서라든지 그렇게 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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