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여당이 채상병 특검 나서 추진"
나경원 "야당 특검 정국에 말려드는 것"
"정치, 패배하면 물러서는 염치 있어야"
"차기 대표, 대선 하고싶어 하면 안 돼"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한동훈 전 비상책위원장이 여당 주도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주장한데 대해 "굉장히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는데 굉장히 순진한 생각"이라며 "결국 특검 정국으로 가는 것이고, 그런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야당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당 대표가 될 경우 여당 주도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여당은) 사안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실기했기 때문에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안하는 특검으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진실을 규명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삼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의원은 이와 관련 "야당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어떻게 정권을 무너뜨릴까 (생각하면서) 자꾸 특검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공수처 수사가 끝나고 미진하다면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 저희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는 패배했을 때는 한 번 물러서는 염치도 있어야 한다"며 "책임질 줄 알고 국민들에게 성숙한 정치를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4·10 총선에서 참패했을 당시 당을 이끌었던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는 이재명을 이겨본 유일한 사람, 이길 줄 아는 사람"이라며 당권주자인 한 전 장관과 원희룡 전 장관을 재차 겨냥했다. 나 의원은 "한 분은 총선 결과 참패였고 한 분은 계양에서 참패했다. 이 대표가 본인의 지역구 말고 제일 많이 온 지역이 저희 지역구였다"고 말했다.
한편 앞선 당 대표 출마 기자 회견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나 의원은 "이번 당 대표는 대선을 하고 싶어 하면 안 될 것 같더라"라며 "자기 사심보다 공심을 갖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풀어가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 1년 6개월 전에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나 의원은 향후 당정 관계 설정을 두고 "지나치게 수직적으로 당정 일체를 이루고자 했던 것도 문제고, 지나친 갈등과 분열로 총선 과정이 조마조마했던 것도 문제"라며 "'당정 동행'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행보 등 계파 논란이 이는 것에는 "우리 당은 사람을 당에서 키우기보다 외부 수혈을 좋아해서 총선·대선 때 새롭게 가져오기에 바쁘다"며 "보따리 장사들이 선거할 때만 되면 나타난다고 하는데, 건강한 우파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2대 원 구성 협상 난항 등 거대 야당 주도의 국회 상황을 놓고는 "강하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얻기 위한 투쟁을 했어야 했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회 독재에 항의하면서 국회 내에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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