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과 신뢰 관계…레드팀 구성해 민심 전달"
채상병 특검 "공수처 수사 미진하면 논의"
"대표로서 이재명 상대…대선은 이후 문제"
[서울=뉴시스]하지현 한재혁 기자 =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당정 관계를 바로 세우겠다"며 7·23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차기 지방선거·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한 당정 '원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기자 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제가 책임지겠다"며 "신뢰가 있어야 당정 관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10 총선 참패와 관련 "저와 당이 부족한 탓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여당 선거인데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지난 2년간 무엇을 잘못했고, 남은 3년간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국민들께 설명하지 못했다. 당 쪽의 역할이 전무했다"고 짚었다.
이어 "책임지겠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모두 함께' 정부"라며 "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을 재창출하고 무도한 세력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다. 활발하게 소통하는, 살아 숨 쉬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대통령에게 당심과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한 당의 '레드팀'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제가 직접 대통령께 전달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직접 보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8석으로는 다 똘똘 뭉쳐도 버겁다. '원팀'이 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 동지가 되는 길로 가야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22대 국정 상황을 두고 "민주당은 의석수를 무기로 국회의 오랜 전통과 관행을 짓밟고 있다. 야당의 폭주에 정면 돌파하겠다. 협치는 하지만 무릎 꿇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원 전 장관은 '채상병 특검'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앞으로 이러한 비극적 사고가 없도록 원인과 책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수처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도록 하고, 그 결과가 미진하다면 그때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여당 입장"이라고 짚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삼자 지명을 통한 채상병 특검 추진 필요성을 밝힌 것에는 "국민의힘 의원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독소조항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안 된다). 야당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특검법에 찬성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등 군 관련 사안에 대해 "호미로도 막을 수 있는 것을 중간 과정에서 잘못 다룬 적이 있어서 문제가 커졌다"며 "모든 것을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집권당의 무한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을 두고는 "여러 문제와 의혹이 제기됐고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현명치 못한 처신이었다는 사과가 이미 있었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당권 주자들과 윤 대통령 사이에 신뢰가 부족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의에는 "잘 알지 못하고 큰 관심도 없다"며 "여당이라면 늘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 (정부와) 갈등도 있지만 이를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과 능력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 선거 캠프 정책본부장이나 인수위원회, 국토부 장관을 맡을 때에도 대통령과 견해가 다른 사안을 가지고 숱하게 토론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25년의 정치에서 앞서 쓴소리했던 원조 '소장파'로서 갈등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을 비윤(비윤석열)계로, 자신을 친윤계로 분류하는 지적에는 "우리는 모두 여당이고, 친윤이든 반윤이든 과거의 (문제)"라며 "지금부터 저를 지지하고 함께하는 사람은 모두 친원(친원희룡)팀"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이 4·10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당원과 국민께 죄송하다"며 "제 힘이 부족해 돌덩이를 치우지 못했지만, 이재명 대표를 당 대표로서 상대하게 된다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원외 당대표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의원들과 함께 국정과제를 밀고 나갔던 입장"이라며 "오히려 원내에만 치우칠 수 있는 당 운영을, 원내와 원외가 다시 원팀이 되고 정부를 통한 국정 참여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구당 부활 논의에 대해서는 "과거 형태의 지구당은 반대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다양한 계층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뿌리조직과 당원 교육, 인재 육성 시스템 등을 정당개혁의 일환으로서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는 "지방선거가 2년 뒤고 대선이 3년 뒤인데, 우리 당 상황을 보면 사실 몇 달 뒤도 불안하다"며 "2년, 3년 뒤의 문제는 국민들께서 어떻게 불러주시느냐에 따라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원 전 장관은 전당대회를 함께 뛸 최고위원 후보를 두고 "좋은 분들을 모시기 위해 많은 분들과 대화하고 제안을 받고도 있다"며 "최종 결정된 바가 없어서 제 입으로 공개하긴 부적절하다"고 했다.
회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착용한 원 전 장관은 이날 소통관에서 원 전 장관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앞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한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자들이 함께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원 전 장관의 선거캠프에 참여하는 권신일 전 경기 포천가평 예비후보와 이젬마·박소연 전 혁신위원 등이 동행했다.
한편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위원장이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당 대표 후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을 포함해 4파전으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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