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유사시 상호지원 포함" (종합2보)

기사등록 2024/06/19 19:48:41 최종수정 2024/06/19 23:16:52

푸틴 "북러 군사협력 배제 안 해"

김정은 "북러, 동맹 관계로 격상"

[평양=AP/뉴시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에서 푸틴 대통령 공식 환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6.19.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북한과 러시아 정상은 19일 '유사시 상호 지원' 조항이 포함된 새로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군사기술 협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개최한 북러정상회담에서 북러 관계의 장기적 토대가 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서명은 양측 대표단이 배석한 90여분간의 확대정상회의 후 일대일 회담에서 이뤄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일대일 대면 회담은 2시간 정도 진행됐다. 러시아 측은 일대일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필요한 경우 특정 대표단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늘 체결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 조약 당사자 중 한쪽이 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협정에 따라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확대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이 문서는 향후 수년간 러시아와 북한 관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견에서 "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체결됨으로써 양국은 정치, 경제, 문화,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전략적 발전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면서 "양국 관계가 동맹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단계로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유사시 상호 지원은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심인 나토 헌장 5조 '집단방위' 조항에 버금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1961년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조소 우호조약)에서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내용을 담았다가 1996년 조약이 폐기되면서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됐다. 북러는 이후 2000년 '조소 우호 및 선린 협력 조약'을 맺었지만, 여기엔 이 조항을 넣지 않았었다.

이것은 서방이 우려했던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는 이 협정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도모하는 한국, 미국, 일본에 대한 대응 성격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평양=AP/뉴시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19.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17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발표하면서 이 협정이 1961년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포함된 '조소 우호 조약'과 2000년 '조소 우호 및 선린 협력 조약', 2000년 및 2001년 평양 선언 및 모스크바 선언을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또 협정엔 "현재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북러 양자 관계 진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서방의 북러 군사협력 우려를 고려한 듯 "이 문서를 국제법의 모든 기본 원칙을 준수하며 어떠한 대립적 성격도 갖고 있지 않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더 큰 안정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24년 만에 북한을 두 번째로 방문했다. 김 위원장과는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북러 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북러는 또 두만강(러시아명 투마나야강) 국경 교량 건설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보건, 의학, 교육, 과학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에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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