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음주운전' 빼고 기소…검찰 "처벌규정 필요"(종합)

기사등록 2024/06/18 18:26:00 최종수정 2024/06/18 18:31:07

운전자 바꿔치기 등 사법 방해

'의도적 추가음주' 등 처벌 건의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05.31. hwa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검찰이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이날 김씨를 특가법위반(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매니저에게 김씨의 도피차량 블랙박스 저장장치 제거를 지시한 이광득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증거인멸 혐의로, 김씨 차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한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는 증거인멸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주취상태로 사고차량을 운전하고 파출소에 허위 자수한 소속사 매니저는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달 9일 밤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도주한 김씨 대신 김씨 매니저가 허위 자수하며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잠적했다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음주 의혹을 부인하던 김씨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음주 정황이 드러나자 지난 19일 음주 사실을 인정했고 24일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검찰은 사건 송치 후 피고인들의 휴대폰 포렌식·통화내역과 CCTV 화질개선 등을 통해 김씨가 음주 영향으로 정상 운전이 곤란했음을 뚜렷하게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의 운전자 바꿔치기 등 사법방해로 인해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이 불가능해져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부분은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음주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은 "만취 상태에서의 범행에 대하여는 특가법위반(위험운전치상)으로 기소를 하지만, 사법방해로 인해 공식에 따른 음주운전으로는 처벌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음주' 등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검찰청은 지난달 20일 김씨를 처벌할 수 있는 신설 규정을 만들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한 바 있다.

입법 건의안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적발을 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술을 더 마시면 1년∼5년의 징역 또는 500만원∼2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으로, 음주측정거부죄와 형량이 동일하다.

검찰은 "위와 같은 사례를 통해 조직화되고 거듭된 거짓말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입법미비가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해서는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의 허위 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음주 등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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