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가짜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불법 제조·판매한 60대 형제 2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정품 의약품을 위조하거나 임의로 제조한 불법의약품을 성인용품점을 통해 판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 허가된 ‘비아그라정’ ‘시알리스정’ 등을 위조한 가짜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 제조·판매 형제 2명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주범인 형은 구속하고 공범인 동생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피의자들은 전라남도 무안군 인적이 드문 농가 지역에 위치한 제조 공장 2곳(외부 감시용 CCTV 및 전용 실내 주차장 등 구비)에서 원료 혼합기부터 타정기, 정제 코팅기, 포장기까지 전 공정 생산 시설을 갖추고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14종을 2020년 9월경부터 올해 3월까지 불법으로 제조했다.

8종은 정품 의약품인 비아그라정(주성분 실데나필), 시알리스정(타다라필), 레비트라정(바데나필)을 위조한 가짜 의약품이며, 6종은 피의자가 임의로 제조한 불법 의약품이다. 14종 모두 발기부전치료 성분으로는 실데나필만 함유됐다.

가짜 비아그라정 등 8종은 국내에 정식으로 허가된 제품과 유사한 색과 모양의 정제 형태로 제조했다. 포장도 정식 제품과 유사하게 2정씩 PTP(내용물을 밀어내 알루미늄포일을 찢어서 사용하는 포장) 형태로 1차 포장한 뒤 첨부 문서(사용 설명서)와 함께 2차 포장했다.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는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성인용품점 2곳을 통해 약 800정이 판매됐다.

식약처 김영조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수사는 제보를 통해 시작됐다”며 “이들 형제는 2020년 9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중국 기술자를 데려와서 6개월간 함께 생활하며 전체 제조공정 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색상이나 코팅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정품처럼 보이기 위해 계속해서 재생산 했다”며 “판매는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성인용품 2곳에서 2022년부터 팔렸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팔린 양은 800정으로 알려졌으나, 피의자들의 조사에만 의존한 것이어서 정확한 판매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은 수사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자 현금으로만 거래하고, 판매 관련 장부를 일절 작성하지 않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식약처는 제조 공장 2곳과 성인용품점 2곳, 총 4곳에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약 150만 정(약 160억원 상당)과 실데나필 원료, 제조 장비 등을 전량 압수했다. 150만 정 규모는 식약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불법 제조 수사 사건 중 역대 최대 제조물량이다.

식약처는 이번 건의 범행 규모, 계획성, 피의자들의 동종범죄 전력(약사법 위반 다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재범의 원천적 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 처음으로 범죄 장소로 사용된 제조 공장(토지, 건물)에 대한 몰수를 추진하고 있다. 민사상 가처분을 통한 동결 조치는 이미 완료했다.

김 수사단장은 “이전에는 성매매 건물, 음주운전에 이용된 자동차 등 범행을 위해 제공·이용된 건물과 물건에 대한 몰수가 있었으나, 불법 의약품 제조를 위해 제공된 공장 자체에 대한 몰수 시도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가짜 불법 제품을 구매·복용하는 경우 심근경색, 뇌혈관계 출혈, 지속발기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구입했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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