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무더기' 사의…박찬록·김호삼 등(종합)

기사등록 2024/05/30 18:42:50 최종수정 2024/05/30 19:04:52

중간간부 인사 전후 사의 표명 줄이어

'라임사태' 서원익·'국정농단' 권찬혁 등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사진은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2023.09.1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인사 발표 이후 박찬록(사법연수원 30기) 서울고검 공판부장(차장검사)과 김호삼 춘천지검 원주지청장(31기), 김창수(33기) 부산지검 부장검사 등 사의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록 차장검사는 지난 2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3년간 검사로서 보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공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30대 초반부터 시작하여 인생의 대부분을 검찰에 바쳤다"며 "경향 각지, 다양한 부서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검찰 가족들과 동고동락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였기에 후회는 없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이제는 밖에서 검찰의 발전을 위해 응원하겠다"며 "검찰이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도 시대 상황에 맞게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 검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여 법질서를 확립하고 안전한 사회 건설에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박 차장검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 영문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울산지검, 수원지검, 법무부 보호기획과, 서울중앙지검, 대구지검 상주지청장,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법무부 보호법제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장 등을 거쳤다. 2022년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사하는 수원지검 1차장검사로 부임했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을 수사한 서원익(35기) 남부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의 검찰에 대한 목소리, 그 온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매섭다는 것을 느낀다"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지혜와 용기로써 이를 극복하고 검찰이 국민과 약자의 편에 서 있는 진싱를 꼭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 부장검사는 2020년 대검 반부패연구관과 남부지검 부부장검사로 근무하며 1조 6000억 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를 맡았다. 이후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을 거쳐 울산지검 공판부장과 남부지검 형사3부장검사를 역임했다.

김호삼 지청장도 30일 이프로스에 "이제 행복했던 20여년 간의 검사생활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 출신인 김 지청장은 우신고,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 부장검사, 광주지검 강력부장, 인천지검 강력부장,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등을 역임했다.

인천지검 형사2부에서 이은해 계곡 살인 사건을 수사한 바 있는 김창수 부산지검 부장검사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파견 중인 김 부장검사는 "수 년 전 저를 다시 붙잡아 세워주신 정 많은 선거사건 수사팀 멤버들, 그리고 계곡살인 사건 및 대형참사 사건 등에서 흔들리지 않고 진실을 밝혀주신 각 수사팀 멤버들에게 가슴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적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를 맡았던 권찬혁(35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검사도 "30~40대를 다 바친 검찰과 이별하기로 결심했다"며 검사의 직을 내려놨다.

권 부장검사는 2017년 8월부터 약 11개월간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 파견돼 윤석열 당시 특검팀장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 3월 서울남부지검 불법공매도 수사팀에서 자본시장법상 불법 공매도 형사처벌 규정이 신설된 이후 HSBC 홍콩 법인과 소속 트레이더 3명을 무차입 공매도 혐의로 처음 기소하기도 했다.

강대권 안양지청장(31기)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이 어렵지 않은 시기가 없었지만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사직하게 돼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며 "마음의 고향인 검찰을 밖에서도 응원하겠다"고 했다.

박양호(35기) 법무부 법무과장도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는 드라마 대사를 인용하며 "검찰, 법무에서의 생활을 추억으로 바라보니 치열하게 고민했고, 기뻐했고, 슬퍼했던 나의 아름다운 청춘이었다"고 인사를 남겼다.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유진승(33기) 부산지검 인권보호부장과 여성 검사로 대검 마약과장과 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한 원지애(32기) 서산지청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기찬(34기) 인천지검 형사1부장, 이선녀(35기) 부천지청 형사2부장 등도 사직 의사를 전했다.

한편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전후로 차장·부장검사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3일 인사 발령를 앞두고 사의 표명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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