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지시' 혐의 이팀장, 조사 중 도주
대문 활짝 열려…울타리는 성인 키 184㎝ 정도
보안장치 없이 열려있는 창문도…"보안 허술"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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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4시35분께 강씨가 조사받던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청사는 대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이팀장 재검거 약 1시간 뒤 즈음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은 "대문은 때에 따라 열려 있을 때도 있고 닫혀 있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문이 닫혀 있었다 해도, 울타리를 넘어 도망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봤다. 사수대 건물은 성인 키 184㎝ 정도 높이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현장을 둘러보던 한 시민은 "건장하면 뛰어넘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당시 강씨는 수갑을 차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종로보건소 방향으로 도주한 강씨는 인근 교회 2층 옷장에 숨어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현재 강씨를 다시 사이버수사대 청사로 데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둘러본 사수대 청사는 대문이나 울타리 외에도 전반적으로 허점이 발견됐다.
청사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열려 있는 대문을 지나 보안문 1개, 게이트 1개를 지나야 했다.
그러나 게이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건물 안쪽으로 향하자 별도 잠금장치가 없는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이 창문을 전부 열면 사수대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창문은 성인 한 명이 몸을 우겨넣으면 통과할 수 있을 만한 크기다.
보안문 인증 문제도 있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은 "보안문은 안에서 밖으로 출입할 때 별도 인증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이트만 넘으면 내부에서 바깥으로 오갈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게이트조차도 성인 남성 키의 절반 수준 높이다.
한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팀장'으로 불리던 강씨는 지난해 12월께 임모(18)군과 김모(17)양에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영상 공유사이트를 낙서하도록 사주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임군과 김양은 경복궁 영추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로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 이름을 적고 달아났다. 강씨가 임군에게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으나 실행되진 않았다.
경찰은 지난 22일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강씨를 체포했고,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지난 2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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