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법 위반 주장…AP 방송 장비 압수, 고발
앞서 알자지라 사무소 폐쇄…언론 자유 침해 우려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알자지라에 영상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미국 통신사 AP의 촬영 장비를 압수하고 형사 조치에 나섰다.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AP는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당국이 이날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 뉴미디어법 위반을 주장하며 자사 카메라와 방송 장비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장비가 압수되기 직전 가자지구 북부 관련 보도를 하고 있었으며, 이스라엘 군사 검열 규정에 따라 병력 이동 등 세부 사항은 방송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생방송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구두로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부연했다. 알자지라는 AP 전재사다.
로런 이스턴 AP 기업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의 오랜 생방송을 중단하고 장비를 압수한 데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는 보도 내용에 근거한 게 아니며, 뉴미디어법을 악용한 것"이라며 "이스라엘 당국은 장비를 반환하고 실시간 보도를 즉시 복원해 전 세계 미디어에 기사를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압수한 AP 장비를 반환하고 이스라엘 내 가자지구 방송 영상 차단 결정을 철회하라고 이스라엘 총리실에 비공개로 촉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5일 알자지라 현지 사무소를 폐쇄하고 장비를 몰수했다. 채널 보도 방송도 금지했으며, 웹사이트도 차단했다.
외신기자협회는 성명을 내 "새 미디어법으로 이스라엘은 모호한 안보상 이유로 사실상 모든 뉴스에 대한 언론 보도를 차단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언론 자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자지라에 이어 AP까지 검열에 나서자 이스라엘 야당은 비판에 나섰다.
야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건 알자지라가 아니다. 미국 뉴스 매체다"라며 "이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스라엘을 전 세계 왕따로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슐로모 카르히 통신부 장관은 "정부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에 따라 알자지라 콘텐츠를 전송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기기를 압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미국이 조사 중이라며 "언론인이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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