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도부, 당원권 강화 실무 착수
당 일각선 '의장·원내대표 투표권' 주장도
[서울=뉴시스]조재완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국회의장 이변 사태'를 계기로 '당원 중심 정당'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내 선거서 권리당원 의사반영 비중을 높이는 등 당원권 강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강성 당원 강화가 지난 4·10 총선 압승의 핵심 동력이었던 중도층 민심이 이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최근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 후 권리당원들이 집단 탈당하고 당 지지율이 급락한 데 따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국회의장 경선 후 탈당 신청자는 만명이 넘은 것으로 민주당은 집계했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6.1% 하락, 4주 만에 국민의힘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은 지지율 급락 원인이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있다고 보고, 당내 선거서 당원 의사 비중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 당장 오는 7월께부터 실시될 차기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의사 비중을 높이기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시·도당위원장에 기초의원·광역의원·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이 달려있는 만큼 2년 뒤 지방선거에서 권리당원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내 일각에선 의장·원내대표 선거 투표에 당원을 참여시키자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석 의원은 의장 경선에서 권리당원 의견을 10% 반영하는 '10%룰' 도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공개 제안했고, 장경태 최고위원도 전날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당원들에게 당내 경선 투표권을 주는 안을 제안했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당원들의 직접 민주주의 욕구와 대의 민주주주의 욕구가 충돌하는 양상인데, 당원들의 욕구를 간섭이라고 보기보단 하나의 에너지이자 중요한 동력으로 본다"며 "이를 당 운영에 활용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는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팬덤정치라며 일부 극성당원들의 극단적인 의견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22일부터 양일간 열릴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관련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논의 흐름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강성당원인 '개딸' 입김에 당이 휘둘리는 팬덤정치 부작용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장, 원내대표 선거에 당원 투표권을 도입하자는 주장 자체가 이미 강성팬덤을 의식한 사고 아니냐"며 "당원들이 이번처럼 실력 행사에 나설 때마다 국회법을 고치고, 당헌당규를 고칠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일침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룰을 바꾸는 문제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나아가 당원권 강화 작업이 중도층 이탈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3선 중진 의원은 "지금 탈당하겠다며 반발하는 극성당원들은 지금 잠시 서운해서 집을 박차고 나겠다는 이들에 가깝다고 본다. 어차피 때가 되면 결집할 집토끼"라며 "이들 다독인다고 이런 저런 수습책 섣부르게 추진하다가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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