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중동리스크' 공동 대응…공급망·통화스와프 협력 촉각

기사등록 2024/04/16 11:15:00 최종수정 2024/04/16 13:48:52

韓美 통화스와프 재가동, 韓日 금융협력 확대 전망

공급망 공조체제 강화 및 이란 재재 동참 가능성↑

[세종=뉴시스]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모습.(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가운데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 3국 재무장관이 지정학적 위기와 경제적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관심은 3국이 금융·외환 협력을 한층 강화할 지 여부다. 당장은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확전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1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에선 재닛 옐런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이 참석한다.

한·미 재무장관회의는 지난 2016년과 2022년 열린 바 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7년 만에 재개됐으나 한·미·일 3국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중국 대사관 앞 환전소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가격이 나오고 있다. 2024.04.15. ks@newsis.com


◆韓美 통화스와프 재가동, 韓日 금융협력 확대 전망

이번 회의에선 중동 정세불안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3국 재무장관은 국제유가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대응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대응책으로 통화스와프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현재의 환율로 필요한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후에도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재교환하는 거래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10월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원·달러 환율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데 활용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21년 종료된 이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달러자금시장에서의 유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국내 달러자금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위기대응을 위해 우리나라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수 있고 4월초 외환보유액이 4192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8억 달러 감소하는 등 불안 요소가 많아 선제적 통화스와프 체결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0억 달러 규모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일본과는 중동발 위기가 국내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등 역내 금융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중동 긴장 지속과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유가 전망 상향 등의 영향으로 4월 둘째 주(7~1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673.3원으로 전주보다 26.3원 올랐고, 경유는 ℓ당 1551.3원으로 전주보다 11.1원 상승했다. 2024.04.14. hwang@newsis.com


◆공급망 공조체제 강화 및 이란 재재 동참 가능성↑

3국이 공급망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될 지 관심이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나라인 만큼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에너지·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경우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기 때문에 이곳이 막히면 유가 상승은 물론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어 국내 산업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중동발 원유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미국에서 생산하는 셰일 오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데 문제는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도 함께 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미국과의 선제적 협력 강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또 3국은 중동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대한 공조를 추진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동결하며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했는데 향후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외에도 전 세계 핵심광물의 70%를 생산하는 중국의 보호무역 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지도 관심이다. 3국은 중국의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내고 향후 포괄적 협력 방안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2% 수준인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대비해 한미 통화스와프 재가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면담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3.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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