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본래는 친미…1970년대까지 '돈독'
1979년 이슬람혁명 신호탄으로 '라이벌' 구도 형성
WSJ 등 "그림자 전쟁 끝나고 전면전 확산 우려"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라이벌'의 의미가 밟은 전철을 지나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이란은 이스라엘 영공에 드론과 무인기 300여 발을 발사했다. '그림자 전쟁', 즉, 전면전 양상을 피하던 양국에서 이 같은 양상이 발생한 건 이례적이라는 게 주요 외신의 평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해 BBC·AP·CNN 등은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공습 이후 헤드라인에 '미증유(Unprecedented)'의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전례 없는 충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등 국제 사회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악수하던 사이'였던' 이스라엘·이란
이스라엘은 태동기부터 미국 덕을 톡톡히 입은 '본 투 비 아메리카'다. 미국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승인했다. 미국을 향한 이스라엘의 짝사랑은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무렵 이스라엘의 군사 지원을 신호탄으로 비로소 '쌍방통행'으로 바뀌었다. 학자들은 이후 이스라엘이 미국의 '우산' 아래 놓였다고 해석했다.
이란도 중동 내 대표적인 '친미' 국가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이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는 등 이란의 수식어에는 '친미'가 뒤따랐다. 미국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레 이스라엘과 이란은 막역한 외교 관계였다는 뜻이다.
◆'1979년 '파국'…'라이벌' 된 양국
한편 미국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국왕 '모하마드 레자 샤 팔레비'의 망명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란은 미국과 '헤어질 결심'을 맺었다. 해당 시기를 전후로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급기야 2002년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란·이라크·북한을 하나로 묶어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했다.
이는 미국과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맺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단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여기에 가자 지구 전쟁에서 이란은 ▲하마스(팔레스타인) ▲헤즈볼라(레바논) ▲후티 반군(예멘) 등 무장 세력의 '뒷배'를 맡으며 이스라엘과 멀어졌다고 15일 BBC는 보도했다. 이어 외신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반대하고 이란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콘 강 건넌 양국…'그림자 전쟁' 끝나나
일부 외신은 공습 직후 이미 평행선을 그리는 양국이 '루비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타격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하며 그림자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중동 전역에 확전 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르면 이날 이란에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드러나 '강 대 강' 대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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