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 아이가 없다…울산 병설유치원 6곳 휴·폐원

기사등록 2024/04/02 09:43:45 최종수정 2024/04/02 11:13:29

지원자가 없어…원아 모집 어려운 겪어

지난해 휴원은 1곳…전년보다 6배 증가

충원율 63% 불과…'사립무상교육' 영향

[울산=뉴시스] 울산의 한 병설유치원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저출산 여파로 원아 모집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울산지역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6곳이 휴·폐원을 결정했다.

2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병설유치원 4곳(주전초·야음초·함월초·서생초)은 2024학년도 유아모집에서 지원자가 없어 내년 2월까지 휴원하기로 했다. 2곳(농서초·중남초)은 폐원을 결정했다. 이 중 주전초는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해 2년째 휴원하게 됐다.

지난해 휴원한 유치원 수 1곳과 비교해 6배 늘었다.

전체 병설유치원 충원율도 60%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올해 3월 기준 울산지역 병설유치원 76곳의 모집정원은 3031명이었으나 충원된 원아 수는 1907명이었다. 충원율은 62.9%에 불과했다.

반면 병설유치원 등 울산지역 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올해 3월 기준 모집정원 1만749명 중 9343명이 지원해 86.9%의 충원율을 보였다. 전년 충원율 80.8% 대비 6.1%p 상승했다.

이는 울산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 시행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4~5세 유아로 확대했다. 대상 원아 6200여명에게 1인당 월 21만5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공립유치원의 충원율이 낮은 주된 이유로 출생아 수 급감에 따른 취학 대상 원아 수 감소를 꼽았다.

지난 2022년 울산지역 공립과 사립의 전체 유치원 원아 수는 1만4762명이었으나 올해에는 1만2849명으로 2년새 2000명 가까이 줄었다.

또 사립유치원은 대체로 통학 차량을 운영하는 반면 공립유치원은 통학 차량 운영이 미비한 점도 학부모들의 외면을 받은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방과후과정 운영시간도 짧은 데다 방학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학부모 선호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유아 감소로 학급 수 감축이 불가피하더라도 공립유치원을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유아공교육의 위기가 가속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인식 중에 있어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방안은 없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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