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차관 "교수 이탈, 최악 대비 중…'2천명 방침' 변함 없다"(종합2보)

기사등록 2024/03/18 12:25:24 최종수정 2024/03/18 15:29:29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509건 중 수술지연 350건

과목별로는 외과, 흉부외과 등 외과 계열이 39%

장상윤 사회수석 '2천명 의제도 오픈' 발언 관련

"'의료계가 더 객관적 근거 제시하면 논의'로 이해"

"방침 변화 없어…마지막 기회, 후퇴하지 않을 것"

"의사들 집단행동 피해, 분명히 민사상 문제 발생"

'전세기' 발언…"정부의 노력·결단 상징적 설명한 것"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3.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힌 일부 의대 교수들을 향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환자 곁을 떠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국민의 우려와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이러한(사직)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화와 타협의 장을 만들기 위해 집단으로 환자 곁을 떠나겠다는 말도 국민들께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박 차관은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하고 있지만 교수들이 떠나면 우리나라 중증 진료 의료 체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현실이 일어나리라고 믿고 싶지 않고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 생명을 두고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의료계를 포함한 각 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빅5' 병원장, 19일에는 국립대병원장과 간담회를 갖는다. 박 차관은 "기본적으로 비상진료체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점검하는 자리"라며 "아마 모이면 현장 애로사항도 말씀 주실 것 같고, 현재 의료계 내 벌어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의견 나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0명 증원 의제에 대해 '오픈'돼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2000명 증원으로) 의사 결정한 것은 과학적 근거를 갖고 한 것이고 만약 의료계가 이보다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합리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며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전날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의사가 1명도 없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실어 날라 치료하겠다. 비용은 의사단체 책임'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현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다. 의사가 1명도 남아있지 않을 일도 없다. 정부의 국민 생명·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 그 결단에 대해 상징적으로 설명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피해를 향후 민사소송을 통해 의사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에 발언에 대해서도 "실제 피해를 입은 당사자, 구체적으로는 병원 의사 결정에 따라 이뤄지게 될 부분"이라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라는 것이 분명하고 그에 따라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분명히 민사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개원의들의 야간·주말 진료 축소 등 투쟁에 대해선 "개원의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고 준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켜야 할 근로기준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준법투쟁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을 안 한다고 본다"며 "자율적으로 오픈하는 시간이나 주말, 야간 축소 부분은 그렇게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과대학 교수가 연구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03.14. jhope@newsis.com
박 차관은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전공의 신분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진료 의무가 발생해 있는 상태여서 사직서는 한 달이 지나도 (사직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며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사직을 하게 되면 수련 개시일까지 기간이 1년 경과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원회에서 복지부의 의대 증원 현장 실사가 부실했다고 한 지적에는 "현장 실사를 다 간 것은 아니고 필요성이 있는 곳만 한 것"이라며 "서류로 충분히 납득이 되는 건 서류 조사로 그쳤고 담당자 설명이 필요한 건 줌(원격) 회의를 통해 파악했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일에 각 대학별 정원 배분 내용을 발표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중대본에서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 접수 현황과 처리 결과를 논의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운영한 센터에는 15일까지 총 1414건의 상담이 접수됐으며 이중 509건은 피해사례 신고였다. 피해사례 신고의 28%에 해당하는 141건은 의료기관으로부터 불이익을 우려해 익명으로 신고됐다.

피해신고 사례 중 가장 많은 350건이 수술 지연 신고였고 진료 취소 88건, 진료 거절 48건, 입원 지연 23건 순이다. 진료 과목별로는 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열이 전체의 39%인 197건이었다.

정부는 피해접수 사례를 지자체로 연계해 현장 점검과 행정지도를 실시하고, 현장 조사가 필요한 사항은 즉각대응팀으로 연계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앞 복도가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3.14. jhope@newsis.com
현재까지 11개 시도에서 104건의 조치 내용을 회신 받았는데 수술 및 입원 조치가 이뤄진 사례는 15건, 수술 일정 예약이 이뤄진 사례는 4건 있었다. 이 밖에 진료 거부나 설명의무 위반 등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85건의 행정지도도 이뤄졌다.

신고자가 희망한 174건에 대해선 법률 상담도 지원했으며 주요 내용은 수술지연에 따른 검사비용 보상 56건, 질병 악화 우려 37건, 의료과실 의심 14건, 소득활동 차질 7건 등이다.

피해접수 건수는 운영 첫 주였던 2월19~23일 일평균 45.4건이었으나 3월11~15일 일평균 건수는 13건으로 감소했다.

박 차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피해신고지원센터로 접수된 피해사례를 예의주시해 제 때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3000명 내외, 전체 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7000명 내외로 평시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408개 응급의료기관 중 97%인 397개소가 병상 축소 없이 운영 중이며 공공의료기관 97개소 중 52개소가 진료 시간을 연장해 운영 중이다.

박 차관은 "마지막 기회라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후퇴하지 않겠다"며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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