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 가운데 4곳 PBR 1배 안 돼
자동차·금융·철강·유통 등 저PBR주 거론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자 증권가는 각 업종별 주가순자산비율(PBR) 분석에 열 올리는 분위기다. 저(低)PBR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회사 10곳 중 4곳이 PBR 1배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청산가치라고도 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말은 회사가 보유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할 때보다도 더 낮게 현 주가가 형성된 상태라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현재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4월 도쿄증권소가 PBR 1 미만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가 수준에 대한 분석과 개선책을 요구하면서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규모 확대와 증시 호황으로 이어졌다. 이를 참고해 기업이 유보해둔 자금을 활용해 주주환원을 늘리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 PBR 1배를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도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PBR 등 상장사 주요 투자 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표 등이다.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포함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프로그램 수혜 종목으로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가 높은 자동차, 은행·보험·증권, 철강, 유통업종 등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업종은 최근 강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종에 대해 "유통은 대부분 오프라인 판매업체들이다 보니 유형자산 규모는 크지만 구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단이 제한적인 산업인 만큼 저평가 받아왔다"며 "최근에는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가계소비 여력 축소에 따라 추가 낙폭도 컸기 때문에 PBR이 매력적인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우려감에서 기대감으로 전환되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 자산 구성에서 파생되는 정책 효과 한계점으로 일본만큼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사례에서도 분명 증시 부양책이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이 정책만으로 일본 증시가 랠리하고 저PBR주가 강세였는지는 모호하다"며 "그동안 여러 이유로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이 정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바뀔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지금은 저PBR주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낮은 ROE로 이는 저성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돼 있고 일부 산업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낮은 ROE로 저평가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성장을 통해 이익 창출 능력이 담보돼야 배당도 늘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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