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발표…삼전-ASML 공동 R&D 센터 속도
양산 검증 테스트베드 2027년 완공…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3→10%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최근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통해 미국·일본·유럽연합(EU)·영국 등과 구축한 글로벌 반도체 동맹을 한층 강화한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튼튼한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소부장 자립률을 50%까지 높이고, 국내 기업 중 1조원 클럽 기업을 10곳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15일 윤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역주민·업계·학생·연구자 등 110여명의 국민들이 모인 가운데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보고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인프라·투자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 등을 4대 중점과제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尹정상외교 통한 글로벌 반도체 동맹 공고히…美·EU 현지서 인력 교류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설립을 위해 지난해 윤 대통령이 순방 외교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반도체 동맹을 강화해 나간다.
우선 네덜란드를 포함한 주요국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핵심소재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미국·일본과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기반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네덜란드와 핵심품목 공급망 대화체를 새롭게 구축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우수 대학·연구소 등과의 연구개발 협력과 인력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EU 현지에 '산업기술 협력센터'를 설치한다. 미국의 뉴욕주립대(SUNY)와 조지아공과대학,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 등 글로벌 첨단 연구팹과 연계해 첨단패키징 기술개발 제품 성능평가 등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
지난달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계기로 발표된 1조원 규모의 삼성전자와 ASML간 공동 연구개발(R&D) 센터 국내 건립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한다. 순방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입지 결정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게 골자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인력부족 현상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석·박사부터 학부생을 아우르는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는 다음 달부터 1차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주요 대학과 연계해 이공계 인재를 교류하는 첨단분야 청년교류지원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미국·네덜란드·일본 등 반도체 장비 주요국과의 양자 수출통제 대화채널을 기반으로 무역안보 이슈 대응을 위해 공조한다.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관리도 강화한다.
◆'소부장' 강화해 공급망 리스크 줄인다…2030년 자립률 50%로 '쑥'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취약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다. 이를 통해 현재 30% 수준에 불과한 공급망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 현재 4곳인 1조원 클럽 기업을 10개를 목표로 육성에 나선다.
소부장 업계의 숙원 사업인 용인 하이닉스 클러스터의 양산 검증 테스트베드를 내년부터 착공해 2027년까지 완공될 수 있도록 돕는다. 양산 검증 테스트베드는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장비 등의 양산 신뢰성을 칩 양산 기업과 함께 검증해 투입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 첨단반도체 실증 테스트베드(ASTC)를 구축하려고 한다.
글로벌 유수 장비기업 5곳(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ASM·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SML)의 R&D 센터 유치에 대한 성과를 가시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을 국내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500억원 수준이던 현금지원 인센티브를 올해 2000억원으로 4배 확대한다. 이를 통해 국내 경쟁력이 부족한 검사·세정·식각 관련 기업 유치를 유도한다.
◆파운드리 이어 '팹리스' 경쟁력 제고…글로벌 상위 기업 10곳 육성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팹리스 산업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한다. 이를 위해 시제품 제작 기회 확대, 자금 지원 등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3%인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팹리스 상위 50개 기업에 국내 기업 10개가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팹리스 시제품 제작부터 검증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시제품 제작비에 대한 국비 지원 규모를 올해 50억원으로 2배 늘린다. 팹리스 첨단칩 개발 지원을 위한 초미세 공정 국비 지원 트랙을 새롭게 마련한다.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의 시제품 제작 개방 횟수를 기존 62회에서 72회로 확대한다. 팹리스의 일감 확보를 위한 네트워킹 활동을 돕고, 팹리스가 개발한 칩 성능 검증을 위한 '검증지원센터'를 신규로 구축한다.
스케일업, 운영자금 안정화 등에 대한 정부의 자금 지원도 확 늘린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 24조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해 시중 보다 최대 1.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조성을 결정한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투자를 시작한다.
수요기업과 팹리스 기업간 기술교류회를 이번 달 신설한다. 개발자들끼리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고, 신기술·제품 개발 지원 등을 위해 판교에 팹리스 집적단지도 조성한다. 판교 팹리스 집적단지는 오는 2026년 착공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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