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아파트 주담대도 대환대출로 갈아탄다

기사등록 2024/01/08 12:00:00 최종수정 2024/01/08 13:39:30

전세대출도 오는 31일부터…스마트폰으로 더 싼 이자 찾아

신용대출 이어 1000조 주담대·전세대출 시장 갈아타기 경쟁

가계부채 억제 위해 갈아타기시 한도 증액·만기 연장 불가

[서울=뉴시스] 대환대출 인프라 구조 및 대출 갈아타기 이용 흐름도.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신용대출에 이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도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이면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8일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대상 대출 상품의 범위를 오는 9일부터 아파트 주담대로 확대하고 이달 31일부터는 전세대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신용대출부터 가동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은 소비자가 과거에 받은 대출을 더 나은 조건의 다른 금융회사 대출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다. 대출비교 앱이나 각 금융회사 앱을 통해 대출 갈아타기를 실행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기존에도 주담대나 전세대출의 갈아타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 금융사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대출비교 서비스가 부족해 금융소비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금융회사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조건을 비교해야 했다.

대출이동을 위해 신규 대출 약정 후에 기존 대출을 상환하려면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직원과 통화해 본인확인을 거쳐야 했다.이 과정에서 금융사고 발생 여지도 있었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까지 지원되면 대환대출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잔액 기준 신용대출이 약 237조원인데 반해 주담대(839조원)와 전세대출(169조원)은 1008조원에 달한다.

나이스평가정보가 산출한 지난해 9월 기준 차주 1인당 가계대출 평균 잔액도 신용대출은 3700만원인 반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각각 1억4000만원, 1억1000만원이어서 금융사간 대환대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총 34개 금융회사(주담대 32개 및 전세대출 21개, 중복 제외)와 7개의 대출비교 플랫폼이 대환대출에 참여했으며 향후 참여 기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는 주담대의 경우 7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16개의 금융회사 자체 앱을 통해, 전세대출의 경우 4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14개의 금융회사 자체 앱을 통해 기존대출을 조회하고 갈아탈 대출의 조건을 비교할 수 있다. 

이용절차는 '대출비교→대출심사→대출실행→사후처리'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고객은 대출비교 플랫폼이나 각 금융회사 앱에서 기존 대출을 조회하고 다른 금융회사 상품과 비교해 편익이 큰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대출비교 플랫폼은 제휴된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대환대출 상품과 기존 대출 간에 상품별 금리, 중도상환수수료, 금리변동주기 등을 비교해 연간 절약되는 비용을 계산해 의사결정을 돕는다.

갈아탈 상품을 선택했다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앱에서 소득·자산·직업 관련 서류를 공동인증서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일괄 제출할 수도 있으며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제출해도 된다.

서류 접수 후에는 금융회사의 심사절차가 개시되는데 신청수요나 인력상황 등에 따라 통상 2~7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심사가 끝나면 대출조건을 확정해 소비자에게 대출이 실행되고 금융회사들끼리 대출이동중계시스템을 통해 기존대출 상환을 마무리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대환을 위한 대출보증 및 반환보증의 해지와 재가입 등은 기존대출 상환시 신규 대출 금융회사에서 함께 처리한다.

갈아타기 대상 대출은 KB부동산시세 등으로 시세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를 담보로 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 주담대와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다.

다만 아파트 주담대는 기존 대출을 받은지 6개월이 경과한 이후부터, 전세대출은 기존 대출을 받은지 3개월 경과 이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까지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연체 상태인 대출이나 법적 분쟁 상태의 대출은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나 중도금 집단대출 등도 갈아탈 수 없다.
[서울=뉴시스] 아파트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의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기관.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당국은 대출비교 플랫폼이 차주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대출 상품의 비교·추천 알고리즘 검증을 의무화했다. 대출비교 플랫폼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가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대출비교 플랫폼별로 중개수수료율도 홈페이지에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확대가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아파트 주담대나 전세대출을 갈아탈 때 한도 증액은 불가능하며 새로운 대출의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보증금이 증액되는 경우 보증금 증가분만큼은 한도 증액이 허용된다.

대환시 새로운 대출의 만기도 기존 대출의 약정 만기 이내로 설정 가능하다. 예컨대 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7년간 대출을 상환한 경우 갈아탈 수 있는 신규 대출의 만기는 기존 대출 만기인 최대 30년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확대로 금융회사 간 과도한 머니무브도 막기 위해 참여 금융회사별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주담대 취급 한도를 설정하고 이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5월31일 신용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7개월 간 총 10만5696명의 차주가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했으며 총 이동규모는 2조377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탄 차주는 평균 1.6%포인트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54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봤다. 신용점수도 평균 35점(KCB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