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하마스 암살 대응 불가피…보복 안 하면 레바논 전체가 '이' 표적에 노출"

기사등록 2024/01/06 03:51:02 최종수정 2024/01/06 10:23:29
[AP/뉴시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집회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2024.01.0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레바논의 친이란 성향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번 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베이루트 인근을 강타해 하마스 고위 지도자가 사망한 후, 그의 단체는 반드시 보복해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나스랄라는 보복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레바논 전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취약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현지 TV로 방영된 두 번째 전국 연설에서 "하마스의 최고 고위 관리 중 한 명이 베이루트에서 암살됨으로써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갈등의 성격이 바뀌었다"며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마스 내부 서열 3위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사살로 인해 분쟁이 위험하게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스랄라는 하마스 고위 지도자 사살에 대해 자신의 단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레바논 전체가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나스랄라는 2006년 이후 레바논 수도에서 이스라엘의 첫 번째 공격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이 심각성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며 "이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표적 행위에) 노출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모든 도시와 마을, 그리고 공인들이 노출될 것이라고 나스랄라는 말했다. 그는 "침묵의 파장은 보복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나스랄라는 현재 헤즈볼라가 남부 국경에서 작전을 펼치면서 레바논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을 해방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확대되면 가장 먼저 대가를 치르게 될 사람은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일 것이라고 했다.

3개월 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나스랄라는 네 차례 연설했는데, 지난 2일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의심되는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2인자(부국장) 아루리가 사망한 후 나스랄라는 최근 며칠 사이에 연설을 두 번이나 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이 끝날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 대한 외교적 해결의 문을 열어뒀지만, 분석가들은 그의 발언이 대응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으며, 다른 이란 무장분파들도 이라크 내 미군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추론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AP는 나스랄라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의 교전이 격화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레바논 국민들에게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나스랄라는 이 무장세력들이 어떻게 또는 언제 행동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전혀 암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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