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합의 후 첫 해상완충구역 내 사격
신원식 국방장관, 사격훈련 직접 주관
연평도에선 주민 긴급 대피령 내려져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우리 군이 5일 북한군 포사격에 대응해 서해 상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했다. 우리 군이 해상완충구역 내에 사격한 것은 9·19 군사합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백령도 6여단과 연평부대는 오늘 오후 3시부터 서북도서 일대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우리 군은 K-9 등을 동원해 북한 포사격 200발의 2배 가량인 400여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합참 전투통제실에 위치해 우리 군의 서북도서부대의 해상사격훈련을 실시간으로 확인·점검했다.
신 장관은 해상사격훈련 준비 현황을 보고받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전면적 파기를 선언한 이후 오늘 오전에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에 대해 우리 군은 즉·강·끝 원칙에 따라 적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태세를 갖춰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군사대비태세를 격상하고 합동화력에 의한 압도적인 작전대응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NLL 남방 해상지역에 가상표적을 설정해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해상사격훈련은 북한군이 오늘 오전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 이후 북한이 해상완충구역 내에 사격한 횟수는 2022년 말까지 15회였으며, 이번이 16회째"라고 말했다.
또한 "군이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의 동향을 지속 추적·감시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오늘(5일) 오전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으며, 탄착지점은 NLL북방 일대이다.
북한이 서해안 일대에서 포사격을 실시한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9·19 군사합의 1조2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합참은 "지난 2023년 11월 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를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행위"라고 지적했다.
합참은 "이러한 위기 고조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며 "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군 포격 도발 직후 연평도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연평면사무소는 이날 낮 12시 2분과 12시 30분 "오후 3시에 포격훈련이 예정돼 있으니 대피소로 대피해 달라"고 두 차례 대피령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