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찬 당대표 특보,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으로 실형 전력
민주 검증위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 해당…부적격 의결"
이재명, 특보여서 적격 판정 받았다 비판에 "업무상 실수"
정의찬 "현장에 없었고 지시도 하지 않아…사면 받은 사안"
[서울=뉴시스] 이종희 신재현 조성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과거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정의찬 당대표 특보에 대한 공천 적격 판정이 논란이 되자 결정을 번복해 부적격 처리했다.
정 특보는 공천 부적격 판단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증 과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검증위는 정 특보에 대해 지난 14일 적격 발표를 했지만 이후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다시 회의를 열어 검증한 결과 특별당규의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경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해 부적격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특별당규 별표 제1호는 공직선거후보자의 살인, (고의범죄가 결합된)치사 등 강력범 전력을 예외 없는 부적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검증위는 전날 정 특보를 포함한 검증 적격 판정자 95명을 공개했다. 정 특보는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공천 적격 판정 이후 정 특보가 과거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 치사 사건'에 관여해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었던 정 특보는 1997년 일반인 이종권씨를 경찰 프락치로 몰아 고문하고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돼 이듬해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정 특보의 적격 판정 논란이 확대되자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검증위원회를 소집해 정 특보에 대한 검증 절차를 다시 진행했다.
김병기 검증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특보의 적격 심사와 관련해 검증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신속하게 결론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재논의하면 검증 결과가 바뀔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예외없는 부적격 여부에 해당하는지, 공동정범 여부를 더 자세히 보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 특보의 적격 판정에 대해 "1차, 2차 살펴보는 과정에서 자료들이 워낙 많아서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성희롱 논란이 있는 강위원 특보에 대해 "아직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하면 자료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정 특보의 공천 적격 논란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 특보여서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재논의해서 처리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 특보는 "치사사건 당시 저는 폭행 현장에 있지도 않았으며, 폭행을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사건 직후 광주전남지역 학생운동을 이끌던 책임자로서 양심에 따라 법적,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특보는 "2002년 무리한 공안사건으로 분류돼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다"며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로서 단 한 톨의 양심의 가책이 있었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특보는 "학생운동으로 충분히 수감생활을 했다"며 "이미 지난 대선때 알려진 사실이고 당대표 특보이기 때문에 역차별"이라고 전했다.
정 특보는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사면 받은 사인이었기에 검증 규정과 관련해 문제가 없었다고 알고 있다"며 "검증위 기본 서류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검증위원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보는 검증위에 해당 사건을 해명한 내용에 대해 "학생 운동 과정에 있었던 사안이고, 당시 학생운동 책임자로서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렸다"며 "2002년 김대중 정부 당시 사면 받았던 내용도 자료로 제출했다"고 했다.
정 특보는 '당이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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