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우 성남FC 전 대표 "정진상이 거의 다 결정…후원금 계약 도장만 찍어"

기사등록 2023/11/30 18:58:00 최종수정 2023/11/30 21:27:12

곽선우 전 대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첫 증인으로 나와

"업무방식 개선 메일 보낸 뒤 재계약 어렵단 통보도 받아"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구단 사무실 모습. 2022.09.16. jtk@newsis.com
[성남=뉴시스] 변근아 기자 =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이사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재판에 나와 "성남FC 운영 관련 중요한 것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거의 다 결정했다"고 증언했다.

30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열린 이 사건 3차 공판 증인으로 나온 곽 전 대표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한테 성남FC 운영 관련 사안은 정 실장과 상의해서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게 맞냐"는 검찰 질문에 "그런 취지로 들었고, 정 실장이 이 시장 대리 역할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전 대표는 이 사건 연루된 기업들이 성남FC와 후원금 계약을 체결하던 2015년부터 1년간 성남FC 2대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또 '홍보마케팅 실장과 경영기획 실장이 저를 거치지 않고 정 실장에게 보고하는 경우도 있었고, 정 실장 결정에 따라 사후 보고받고 결재하는 시스템이었다'고 진술한 곽 전 대표의 앞선 검찰 조서를 언급하며 사실 확인을 하는 검찰에 "전부 다는 아니고 대체로 그랬다"고 대답했다.

곽 전 대표는 그러면서 2015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금을 지급하게 된 경위나 과정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고 "결과만 보고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검찰이 "대표이사 선임 이후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 후원금 유치 협상 관련해 상세 보고를 받은 것이 없느냐"고 묻자 "과정에 대해서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후원금 관련)계약서를 작성할 때만 검토했고, 실질적으로 후원이나 광고 등에 관여한 것 없이 도장만 찍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 실장에게 '그 큰 금액을 어떻게 유치했어요'라고 묻자 "다 그런게 있어요"라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곽 전 대표는 그러면서 2015년 11월 초순 이재명 당시 시장에게 '자신을 건너뛰고 정 실장에게 바로 보고되는 업무방식을 고쳐달라'는 취지로 메일을 보냈으나 그 직후 재계약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도 밝혔다.

그의 후임으로는 당시 홍보마케팅 실장이었던 A씨가 와서 2년간 대표직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측 주신문만 진행했다. 반대 신문은 다음 달 21일 공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그룹 등에 토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주고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던 프로축구단 성남FC에 후원금 133억원을 내게 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해당 의혹 관련 성남시 공무원과 두산건설 전 대표 등을 기소한 데 이어 올해 3월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네이버와 두산건설 전 임원 등을 추가 기소했다.

또 이 대표, 정 전 실장과 공모해 이들 기업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로 경기도 공무원, 전 성남FC 대표 이모씨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