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공흥지구 특혜' 허위 공문서 공무원들, 혐의 부인

기사등록 2023/10/30 15:07:46

공흥지구 사업, 기한 내 완료 안 돼 실효됐으나 공무원들이 공모해 수습

변호인 "실효된 바 없고, 허위공문서 작성도 아냐"

[여주=뉴시스] 양효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 공무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30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양평군 공무원 A씨 등 3명(4급 1명·5급 1명·6급 1명) 첫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 등은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바 없다"고 잘라말했다.

검찰 측은 이날 모두진술을 통해 "당시 도시과 소속 직원, 팀장, 과장이던 A씨 등은 공흥지구 도시개발이 정해진 시기에 이뤄지지 않아 실효됐음에도 사업을 실행하지 않은 사업자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간과했다"며 "이후 시행 기간과 면적 변경안을 제출 받자 사업 실효 사실을 인지, 절차대로 진행할 경우 아파트 입주자 민원과 사업 문제가 생길 것으로 인식해 수습을 상호 공모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흥지구 계획 변경 관련 보고서에 경미한 사안으로 기재하는 등 사실을 누락하고 사전 공모에 따라 검토 승인한 뒤 허위사실 기재를 모르는 국장에게 최종 승인토록 했다"며 "이후 보고서를 출력, 사무실에 비치하고 보관하는 등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 등의 변호인 측은 "도시개발과 관련해 실효된 바 없고, 허위공문서 역시 작성하지 않았다"며 "범죄사실 증명이 없다"고 반박했다.

A씨 등은 공흥지구 도시개발사업 준공 기한이 지난 뒤 개발 사업 시행사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처남 김모(53)씨가 실질적 소유자인 ESI&D로부터 사업 기간을 연장 받고 사업 기간을 임의 변경한 혐의를 받는다.

공흥지구는 2012년 11월 사업을 시작해 도시개발법에 따라 2014년 11월까지 시행 기간이 정해졌다. 하지만 ESI&D는 개발 기한 안에 아파트를 준공하지 못했고, 한참 지난 2016년 6월 사업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양평군은 이를 받아 사업 시한을 2014년 11월에서 2016년 7월로 변경했다.

사업 면적 변경이나 사업 기간 연장 등은 도시개발사업 인가 변경 결정의 중대한 사항이다. 원칙대로라면 사업을 취소하거나 주민의견 청취, 부군수 결재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만 A씨 등은 이를 경미한 사항인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지역개발국장 전결로 처리, 사업 연장을 승인했다.

A씨 등은 재판을 마친 뒤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며 법정을 떠났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 기일은 11월27일이다.

한편 공흥지구는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2411㎡에 도시개발 구역을 지정, 350세대 규모 아파트를 건설한 사업이다.

최근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이 0원으로 책정되고 사업 시한이 지나 뒤늦게 소급 연장됐다는 사실 등이 알려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혹과 관련, 사문서 위조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처남 김씨를 비롯한 ESI&D 관계자 등 5명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12일 열린다.

김씨 등은 양평군이 부과하는 개발부담금을 적게 낼 의도로 공사비 증빙서류에 위조자료를 포함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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