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빠진 연금개혁안, 비판 잇따라…재정계산위 위원 "무책임"

기사등록 2023/10/27 16:56:37 최종수정 2023/10/27 17:11:29

재정계산위 오건호 위원 "무책임한 방안"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과제 짜깁기 수준"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0.2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이 빠진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발표하자 내용이 없는 '맹탕' 보고서라는 취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방안을 발표했는데, 연금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의견이 다양한 만큼 특정안을 제시하기보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 자문 역할을 맡은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위원인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종합운영계획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행해지는 정부의 의무적인 활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내용은 장기 재정 개선을 해서 보험료와 급여가 재정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하라는 것인데 그 기준으로 보면 오늘(27일) 발표한 안에서 장기 재정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이 없고 구체적인 수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오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법에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연금개혁이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임을 생각한다면 무척 무책임한 방안이며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3대 개혁으로 연금개혁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연금개혁의 의지가 담긴 방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결국은 맹탕"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 보장을 위한 해법과 노후소득 보장 강화 내용이지만 이번 계획안은 구체적인 보장 목표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종합운영계획으로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종합운영계획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 핵심적인 숫자는 아무 것도 없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되는 맹탕 연금개혁안"이라며 "과제 짜깁기 수준의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생 핵심과제인 국민연금을 이렇게 우습게 보는 정부는 없었다"며 "종합운영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책없는 시나리오 나열과 지지부진한 논의만 이어갈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방향과 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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