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 방어체계·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 협력 논의
천궁-Ⅱ·LAMD·K9자주포·천무 등 수출 가능성 높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대규모 방산 협력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사우디가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을 원하고 있어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다.
올해 아랍에미레이트(UAE)와 4조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고 이집트와 2조원 규모의 K9자주포와 탄약운반차 수출에 성공한 국내 방산기업들은 내년에도 중동에서 활발한 수출 행보를 보일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43년 만에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국방 및 방산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증진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산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양국 무기체계와 계약 규모를 밝힐 경우 주변 국가에서 이를 추정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말을 아꼈지만 수출 규모와 액수가 크고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LAMD·K9자주포·천무 등 수출 가능성↑
방산업계에선 사우디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는 만큼 UAE와 마찬가지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인 천궁-Ⅱ 구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천궁-Ⅱ는 탄도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로 한국판 패트리엇(PAC-2)으로 불린다. 요격 고도는 40㎞ 수준으로 표적을 향해 마하 4.5 속도로 날아가 요격한다. 한화에서 발사대, 레이더 체계 등을 공급받아 LIG넥스원이 최종 완성한다.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PAC-2 등과 비교할 때 우수한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는 천궁-Ⅱ 체계에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수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천궁-Ⅱ 외에도 저고도 침투 공중위협에 대응할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적 장사정포 위협을 방호하며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등 다층대공방어를 책임지는 정밀 유도무기 수출 가능성이 높다.
화력 무기로는 K9 자주포, 차륜형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이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K9 자주포는 동급 성능의 독일제 자주포보다 가격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초기형인 K9과 1단계 성능개량을 거친 K9A1이 실전 배치돼 있다.
방위사업청은 2027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입해 포탄 장전을 완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6발이던 분당 최대 발사 회수를 9발로 늘릴 계획인데 사우디와 장기적인 방산 협력이 이뤄질 경우 성능 개량 버전까지 수출할 수 있다.
2015년 전력화한 천무는 미군의 하이마스 대비 두 배의 탄약운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연속적인 화력 투사 능력을 바탕으로 적의 장사정포 등 도발 원점을 타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은 자국의 무기 도입 사실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UAE 등에 한국 무기체계가 수출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사우디 무기 수출을 계기로 중동 무기 수출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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