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 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이 필요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도 조만간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의료 인력 확충 취지는 이해하지만 반도체 인재 양성에 자칫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재 확보를 위해 직접 대학들과 연계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합격한 학생들의 이탈 현상은 이미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종로학원의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최종 추가합격 현황 결과를 보면 연세대·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4곳의 추가합격자 수는 73명으로 총 모집정원(47명)의 155.3%였다.
추가합격은 전형 결과 지원자 중 최상위 합격자를 앞서 선발했는데, 합격자가 상위 대학이나 다른 학과를 택하는 등의 이유로 등록을 포기하며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후순위 지원자를 뽑는 것이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의 경우 모집정원(16명) 내 합격자가 모두 이탈했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등록 포기율도 72.7%에 달했다. 이렇게 이탈한 학생들 상당수는 의대 등으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매년 1600명 정도 인력이 부족하지만 매년 대학에서 관련 전공 졸업생은 650명에 불과하다. 특히 고급 인재로 분류하는 석·박사급 인재는 150여 명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인력 부족 위기감이 커지며 기업 경영진들은 직접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잇달아 강연을 진행하며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대학 강연을 통해 인재 유치에 뛰어들었다.
기업들은 고등학교도 직접 찾을 정도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인재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 17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반도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 십년간 반도체를 연구한 사내 교육 전문 강사가 강의를 맡아 ▲웨이퍼 관찰 ▲방진복 체험 ▲선배와의 대화 등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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