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59조 세수오차 송구…R&D예산 구조조정은 필요"(종합)

기사등록 2023/10/19 19:18:36 최종수정 2023/10/19 19:34:54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서 답변

"세수 추계, 국제기구 컨설팅 받아 보완·개선할 것"

"공기업 적자 공감…전기료, 국민 부담 고려해 조정"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위원 질의를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2023.10.1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박영주 정성원 용윤신 임하은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본예산 대비 59조10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세수결손과 관련해 "상당한 규모의 세수 추계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큰 폭의 세수 오차가 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논란이 되고 있는 연구개발(R&D) 내년도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세수 추계, 국제기구 컨설팅 받아 보완·개선하겠다"

추 부총리는 "작년 말부터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하고 자산시장의 침체가 굉장히 커지면서 (올해 본예산 대비) 세수 추계 오차가 크게 발생했다"며 "세수가 상당히 부족하지만 민생 안정이나 경제 활력을 위한 지출은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교육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수 추계에 외부 전문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전문 역량을 갖춘 국제기구도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민간 전문가도 대폭 참여시키고 전문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 등과 협업도 강화하겠다"며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세수 추계하는 방식으로 보완·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현직에 언제까지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자리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말씀하신 부분 유념해서 우리 경제 활력 회복, 민생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尹, 경제 열심히 챙긴다…R&D 예산, 방만하게 빨리 늘려"

추 부총리는 "과학기술 R&D 예산이 10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어나는데 11년, 20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어나는 데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R&D 예산은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R&D 예산이 중요해서 늘린 건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너무 방만하게 빨리 늘렸다"며 "옥석을 가리면서 필요한 데 늘렸어야 하는데 정말 많은 부분에 전방위적으로 많이 늘렸다"며  "한 번은 나눠 먹기식, 뿌리기식, 폐쇄적인 분절적인 분야의 예산은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적인 R&D는 늘리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을 챙기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대통령께서 특별히 경제를 안 챙기고 다른 국정운영에만 몰두하느냐고 하시는데 경제도 열심히 챙기고 계신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역대 대통령에 비해서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제와 민생에 관심을 두고 계신다"며 "뚜렷한 기조를 갖고 리더십도 발휘하고 지시도 하신다"고 부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9. ppkjm@newsis.com

◆"공기업 적자 공감…전기료, 국민 부담 고려해 조정"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국민 경제 부담을 고려해 적정 조합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국전력의 누적적자가 200조원을 넘어섰고 윤석열 정부가 집권하고 나서 약 60조가 늘었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공기업 적자 부분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한전의 요금을 올리면서 한전의 재무 상태를 더 빨리 개선 시킬 것인가, 빚을 내서 한전에 세금으로 벌충해야 한다는 선택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전이라는 에너지 서비스를 하는 기업을 공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소폭 요금 조정으로 움직이면서 국민 부담을 줄여가는 선택을 했다"며 "앞으로도 한전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정부는 (요금 인상과 국민 부담) 적정 조합을 찾아갈 거다. 요금 조정은 필요할 때 해야 하지만 국민 경제 부담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타면제 상향 선심성 우려에…"방만 방지 중간과정 둘 것"

추 부총리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이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완화돼 방만 운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1차로 관계 부처에서 사업 타당성을 먼저 보고 예산에 제출하게 하는 중간과정을 하나 두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은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지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및 국가 재정지원 규모 5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혹시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가지 않느냐 우려 때문에 상임위원회에서도 심도 있게 보시는 것 같은데 재정준칙이 법제화가 되면 중화시키면서 같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대형 사업들이 일부는 예타를 거쳐서 가기도 하지만 예타 면제가 되고 특별한 국제적인 행사나 아니면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에 의사 결정이 반드시 경제성이나 이런 것만 가지고 결정 되지 않는 그런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라말라=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경 경찰을 향해 돌을 투척하고 있다. 2023.10.19.

◆"이-팔 무력 충돌로 불안 고조…거시경제 불확실성 계속"

추 부총리는 최근 이팔 전쟁과 관련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에 힘입어 경기 반등의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는 등 거시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공급망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재차 확산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이 다소 진정되어 가는 상황에서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없고 금융과 실물 부분에 대한 직접적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국제유가 급등과 이로 인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영향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

◆"탈중국 없어…상호 호혜적 입장에서 협력 지속해야"

추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연합을 가시화하면서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데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탈중국은 없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면서도 "중국은 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상호 호혜적인 입장에서는 계속 협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을 외면하고 등 돌릴 이유도 없다"며 "한·중·일 정상회의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전재정 기조, 정권 관계없이 확고히 유지돼야"

추 부총리는 "건전재정 기조는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을 위해 일관되게 가져가야 하고 재정준칙의 법제화는 정말 필요하다"며 "틀(재정준칙) 안에서 경제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재정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나 정부는 앞으로 영원히 가야 할 주체이기 때문에 미래를 보면서 책임 있게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며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우리나라의 재정 상태고 또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다"고 말했다.

경제 흐름을 두고는 "상반기에 우리 경제가 0.9%, 3분기에 1% 초반, 4분기에는 특별한 이스라엘 등 외생충격이 없다면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간다"며 "현재 나타나는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설명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인 1.4%가 되려면 하반기 경제 성장이 평균 1.8%가 돼야 하고 4분기에는 2% 안팎의 성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IMF가 전망하는 2.2% 경제 성장률은 규모 있는 경제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이라고 부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9. ppkjm@newsis.com


◆탄소중립 R&D 30% 삭감 지적에 "기업 피해 최소화"

추 부총리는 내년도 기후대응 관련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온실가스감축 효과가 큰 R&D 사업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2023년과 내년에 종료가 되는 사업을 포함해 1700억원 정도 예산을 감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가 운용하는 기후대응기금에서 R&D 예산은 4036억5500만원으로, 올해 5805억9700만원보다 30.5% 삭감됐다. 이 의원은 이같이 탄소중립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이달부터 시행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한국기업이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추 부총리는 "CBAM이 10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EU 동향을 체크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수혜는 최대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외교적인 대화를 하고, 또 업계 등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평道 예비비 댈 테니 국회서 검증해달라"

서울-양평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검증해준다면 예비비를 대겠다"며 "국회가 중심이 된 제3자 검증위원회를 통해 전문가 검증을 한 번 해달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3.10.19.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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