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무단이탈·자료제출 거부에 징계…민주, '김행 방지법' 발의(종합)

기사등록 2023/10/09 14:31:02 최종수정 2023/10/09 14:40:05

"고성 등 부적절 태도 제재 위한 '국회모욕의 죄'도 신설"

"김행, 검증받을 의지 없다고 판단…현재 사퇴가 도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회의진행 순서를 손에 들고 있다. 김행 후보자는 지난밤 인사청문회 도중 여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2023.10.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신귀혜 기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현영 의원은 9일 인사청문회 도중 후보자가 사라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김행랑(김행+줄행랑) 방지법'을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해 논란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신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에서 '김행랑 방지법'은 후보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인사청문회에 불참하거나, 중도 퇴장하면 공직후보자에서 사퇴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 대한 처벌 근거도 담았다.

신 의원은 "김 후보자와 같이 '개인 사생활', '기업 영업활동 보호' 등의 이유로 후보자에게 불거진 의혹을 검증할 객관적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하게 제출하는 행위, 후보자의 주식파킹·주가조작·배임 의혹과 직접 연관된 증인 및 참고인 4인 모두 불참해 검증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당 의원들이 후보자의 출석을 막는 등 검증 방해 행위를 할 경우 자료미제출과 동일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 의원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답변을 하는데 있어서 고발을 하라며 윽박지르거나 책상을 내리치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여주는 등 모욕적 언행을 제재하기 위해 청문회법에 '국회모욕의 죄'를 신설했다"고도 했다.

신 의원은 "후보자가 본인의 청문회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의 선까지 무너져 입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자료불성실 제출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고, 중도 이탈하는 것은 결국 국민을 외면하고 국회의 기능을 무시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사태이자 부끄러운 현 정권의 독단적인 모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에 비참한 심정으로 '김행랑', '김행방불명'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김행 후보자 지명을 즉시 철회하라. 안하무인, 줄행랑의 표상인 국무위원이 국정 운영 때마다 모습을 드러낸다면 국민들께서는 윤석열 정부 지지와 신뢰를 철회할 것이 명백하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이탈해서 검증받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만큼 지금으로써는 사퇴가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다시 검증을 받고 싶다면 이또한 후보자와 대통령실, 여당에서 현 사태에 대한 명확한 설명, 대국민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 회의장 이탈에 대한 민주당 공세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묻자 "유감을 표명한다"고 일갈했다.

신 의원은 "(국민의힘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여가위 행정실을 통해 5·6일 차수변경을 포함한 정회와 속개 반복이 국회법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협의하도록 돼 있는데, 노력했으나 불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청문회 중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퇴장과 함께 이석한 후 청문회가 속개되었음에도 회의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다음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다시 열었고, 자정까지 후보자를 기다렸으나 김 후보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고 연락두절됐다.

이후 민주당은 공직후보자가 청문회 중 스스로 퇴장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비판 공세를 퍼부었다. 일각에선 김 후보자의 행동을 두고 '김행랑(김행+줄행랑)', '김행방불명(김행+행방불명)'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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